제38차 의협 종합학술대회 마약류 관리 소홀 땐 면허취소까지…"법령 숙지·처방 신중"
제38차 의협 종합학술대회 마약류 관리 소홀 땐 면허취소까지…"법령 숙지·처방 신중"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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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암성 만성 통증 일차치료는 비오피오이드 진통제 우선 사용
의원급, 프로포폴 사용량 절반 이상 차지…관련 의료분쟁도 증가
항불안제·졸피뎀 등 처방량·기한 등 주의…안전사용기준 유념해야
[사진=이정환기자] ⓒ의협신문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마약류취급자인 의사는 마약류 관리에 경각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관련 법률을 위반할 경우 처벌 수위가 높을 뿐 아니라 자칫 의사면허 취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단순 행정 오류로도 업무정지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마약류 관련 법령 숙지와 함께 처방에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2000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통합·제정된 이후 정부는 매우 촘촘하게 마약류 관리에 나서고 있다. 

마약류에는 마약(양귀비·아편·코카인·헤로인·몰핀·펜타닐·페티딘 등 133종), 향정신성의약품(암페타민, 케타민, 바르비탈, 벤조디아제핀계열, 졸피뎀, 프로포폴 등 272종), 대마(대마초와 수지·칸나비놀·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칸나비디올 등 4종) 등이 포함된다. 

제38차 대한의사협회 온라인 종합학술대회 다섯 번째 세션에서는 '의료법령 및 의약품 관리'를 중심으로 마약류 관련 법령·사례와 마취제·향정신성의약품 사용 주의사항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진=이정환기자] ⓒ의협신문
[사진=이정 환기자] ⓒ의협신문

먼저 이형묵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마약류 관련 법령 및 사례'를 주제로 법 숙지와 처방 시 유의사항 등을 살폈다.

마약류라 하더라도 치료 목적이면 의사 자신에게 투약하는 것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이 아니다(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도10797, 판결). 그러나 치료 목적을 넘어선 본인에 대한 마약 투약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이다. 또 치료 목적을 넘어선 타인에 대한 마약 투약 역시 마약류 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  

주의할 것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실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경우 의사면허가 취소되며, 집행유예 종료 시점까지 면허 취득이 불가능하다. 

만성 비암성 통증에 대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처방 가이드라인도 설명했다.

"어떤 지침에도 일차치료로 오피오이드를 고려하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한 이형묵 교수는 "모든 치료방법을 사용한 후 결과가 불만족스러울 경우 차선책으로 고려해야 하며, 정신적·심리적 장애 여부를 면밀히 평가해 심인성 통증을 감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성 통증은 통증이 경감될 때까지 단기간에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증량해 가지만, 비암성 만성 통증의 경우에는 비오피오이드 진통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펜타닐 패치는 초기부터 사용할 경우 과용량 우려가 있어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약류 취급, 마약류취급자에 대한 허가·지정, 마약류 양도·양수, 마약류 기록 정비, 마약류 저장상태, 마약류 판매·보고 규정 의무사항, 마약류 처방전 기록·관리 등 엄격한 마약류 및 원료물질 감시 업무 관련 규정도 소개했다. 

이형묵 교수는 "마약류 처방 관련 위법 사항은 처벌이 매우 무겁다. 징역·벌금 뿐만 아니라 의사 면허 취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단순한 행정절차 상의 오류로도 업무 정지,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며 "정부는 마약류 관리에 대해 매우 촘촘하게 관리하고 있다. 법령 숙지와 주의가 필요하고, 마약류 처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이정환기자] ⓒ의협신문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두번째 발제를 맡은 김덕경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마취제(프로포폴 등) 사용 주의사항 및 사례'에 대한 강연을 이어갔다.

프로포폴은 전통적 진정요법제인 미다졸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한 약리적 요인을 지닌다. ▲전신마취제로서 약리적 속성 ▲동일 진정 깊이에 상대적으로 높은 기도폐쇄 위험성 ▲길항제 부재 ▲약물 요구량 환자마다 큰 차이 ▲좁은 치료영역 등을 이유로 꼽는다.

김덕경 교수는 "프로포폴 진정이 위험한 이유는 동일한 용량을 투여하더라도 개별 환자마다 진정의 깊이가 다를 수 있으며, 동일 환자에서도 시술·수술 내용에 따라 진정 중에 언제든지 깊이가 달라진다"며 "개인 별로 많게는 16배에 이르는 프로포폴의 대사능의 차이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유달리 의원급 의료기관 사용량이 많은 국내 의료환경도 지적했다.

김덕경 교수는 "최근 3년간(2018년 5월∼2021년 6월) 요양기관별 프로포폴 공급 현황에 따르면 의원(51.8%)이 절반을 넘고, 종합병원(19.3%)-병원(16.1%)-상급종합병원(12. 5%) 순으로 나타났다"며 "이렇다보니 프로포폴 관련 의료분쟁도 증가추세에 있으며, 대부분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 책임이 인정되고 있다"고 짚었다. 

의사는 마약류취급자로서 마약류관리에 따른 저장시설 구비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취급사항를 따라야 한다고 되새겼다. 

처방에 따른 실제 입·출고, 재고량 등을 기록한 '관리대장'을 작성해 2년간 보존, 업무 외 목적으로 사용 금지, 사고마약류(변질·부패 또는 파손) 발생 시 보고·입회 폐기 등을 준수해야 하며, 프로포폴 역시 마약류로 분류돼 프로포폴 이용 범죄 행위 시 마약류 취급 위반으로 처벌된다. 

프로포폴 보관은 잠금장치가 있는 금고에 다른 의약품과 별도로 분리 보관해야 한다. 2∼25℃에서 얼지 않게 냉장 보관해야 한다. 사용후 남은 프로포폴 잔량은 종합병원이 아닌 경우 보건소 직원 입회 하에 폐기해야 하며, 임의로 폐기한 경우 1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프로포폴 오염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상온에서 박테리아 성장을 활발하게 하는 배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Vial/ample은 알코올 소독 후 사용, 주사기에 약을 잰 후 6시간 이내 사용, 지속정주는 vial에서 약을 추출 후 12시간 이내 종결 등에 유념해야 한다.

프로포폴 오남용 예방을 위한 '사전알리미' 안전사용기준에 따르면 전신마취·진정 목적으로 처방·투약해야 하며, 프로포폴 투약횟수는 월 1회를 초과하지 않고, 오남용 가능성이 높은 약물임을 항상 인식하고 적정량을 투약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각종 법적 사례도 소개됐다. 프로포폴은 진정과정에서 독립된 의료진에 의한 활력징후 감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프로포폴 진정 시 감시·관찰 소홀 과실에 대해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라는 지적이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프로포폴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같은 주의의무가 부여되며, 마취제·진정제 정주과정에서 과실이 발생할 경우 의사에게 업무상 과실치상죄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김덕경 교수는 "프로포폴은 보상·강화 기전의 심리적 의존성을 유발해 남용 우려가 있다"며 "프로포폴 남용은 생리적 의존성보다 심리적 의존성에 의한 약물 갈망이 주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다 안전한 프로포폴 진정을 위해서는 교육·모니터링·인료진 확보 등에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이정환기자] ⓒ의협신문
[사진=이정 환기자] ⓒ의협신문

마지막 발제는 민양기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 신경과)가 항불안제와 졸피뎀을 중심으로 '향정신성의약품(수면제 등) 사용 주의사항 및 사례' 강연을 진행했다. 

민양기 교수는 "의료용 마약류 항불안제는 의존성이 높은 약물임을 항상 인식하고, 불안·긴장 치료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일반적인 항불안 효과를 목적으로 사용할 때에는 가능한 단기간 투여한다"고 설명했다.  

1회 처방은 가능하면 30일 이내로 하며, 총 치료기간은 3개월을 넘기지 않으며, 3개월 이상의 장기간 투여가 의학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정기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재평가 한 후 처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불편하고 번거롭더라도 의학적 소견을 근거로 남겨 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허가용량 내 최소 유효 용량을 사용하되, 적절한 반응을 얻을 수 있도록 개인별로 용량을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의 병용 투여는 약물의존성 및 중추신경계 억제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어 1개 품목을 허가사항 범위 내에서 처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4개 품목 이상도 처방할 수는 있지만 의학적 원칙에 따른 소명이 뒷받침 돼야 한다. 항불안제 사용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에는 용량을 서서히 낮춰 가야 한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별도의 방안도 제시했다. 

마약류 항불안제를 사용하기 전 '의료용 마약류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data.nims.or.kr)를 통해 환자의 의료용 마약류 투약 이력을 확인해야 하고,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알코올·중추신경계 억제를 유발하는 다른 약물(마취제·최면진정제·바르비탈계 약물·마약류 진통제 등)과 병용투여 시 중추신경계 억제 작용이 증강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졸피뎀 역시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불면증 치료에서 비약물적 치료(수면위생교육·인지행동치료 등)를 우선하고, 효과가 충분치 않는 등 기타 여건이 있을 경우 약물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는 평가다.  

졸피뎀은 반드시 성인 불면증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사용·투약해야 한다.

불면증 치료 시 하루 10mg(속효성 기준) 초과해 처방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치료기간에 따라 남용·의존성 위험이 증가하므로 치료기간은 4주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졸피뎀 처방 시 주의사항도 되짚었다. 

민양기 교수는 "만 18세 미만 환자에게는 투여하지 않는다"며 "환자가 복합 수면 행동을 경험하는 경우 즉시 투약을 중단해야 하며, 약 복용 후에 복합 수면 행동을 경험한 환자에게는 투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의할 내용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이 약을 처방할 경우 호흡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며, 고령자·쇠약 환자는 진정제·수면제에 대한 특별한 민감성 또는 반복 노출에 따른 손상된 운동·인식 행위 등 부작용을 고려해 투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28일 단기 처방 후 재평가해 추가 처방 시 남용과 의존 가능성을 고려해 재평가 결과 및 처방사유 등을 기록·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마약류 안전사용기준과 관련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으로 보고된 처방정보 분석을 통해 안전사용기준을 벗어난 의사의 마약류 오남용 의심사례에 대해 서면 통보 및 감시·처분 등 조치하는 사전알리미제도가 운영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항불안제는 ▲3개월 초과 처방·투약 ▲4종 이상 항불안제 병용 처방, 졸피뎀은 ▲하루 10㎎(속효성) 초과 처방·투약 ▲만 18세 미만 처방 투약 ▲한 달 초과 처방 투약 등의 경우 1차 사전알리미가 발송된다. 

민양기 교수는 "마약류 안전사용기준은 마약류 오남용 방지라는 사회적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로 기준을 넘을 경우 환자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행정처분의 기준이 된다. 반드시 숙지해서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학적 목적의 안전사용기준 초과 사용은 가능하지만, 납득 가능한 충분한 의학적 근거(문헌적)를 남기고  반드시 의무기록에 기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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