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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삭센다', 글로벌 본사가 바라본 한국 시장은?
'핫'한 '삭센다', 글로벌 본사가 바라본 한국 시장은?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7.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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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소렌 크루즈 릴레로(Soren Kruse Lilleore) 노보 노디스크 시니어 메디컬 디렉터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가 글로벌 비만 치료제 트렌드 변화를 이끌고 있다. 과거 주류를 이뤘던 향정신성의약품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만 치료가 시작된 모양새다.
국내에서도 삭센다는 비만 관련 의료진과 환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삭센다는 지난 1분기에만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는 경쟁자가 없다.
개발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질병으로서의 비만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ACTION IO 연구가 대표적이다.
다만 '열풍'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는 '강남 주사'로 불리며 전문의약품으로서 비만 치료보다 미용 목적 사용이 상당수 이뤄졌다.
인터넷 중고거래 게시판에는 버젓이 삭센다 판매, 구매에 대한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개인간의 양도는 비일비재하다.
허가사항에서 벗어나 정상 BMI 환자에게 처방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면서 의료계 내부적으로 자성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의협신문]은 최근 노보 노디스크 본사의 소렌 크루즈 릴레로 비만치료 시니어 메디컬 디렉터를 만나 삭센다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다.
릴레로 디렉터는 삭센다를 포함한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관련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으며 비만에 대한 인식 재고와 제품 관련 의학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소렌 크루즈 릴레로(Soren Kruse Lilleore) 노보 노디스크 시니어 메디컬 디렉터ⓒ의협신문
소렌 크루즈 릴레로(Soren Kruse Lilleore) 노보 노디스크 시니어 메디컬 디렉터ⓒ의협신문

Q.삭센다 출시 이후 글로벌 비만 치료 트렌드에 변화가 있다면?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6억 50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제임에도 적절한 치료제가 부족했다.

적어도 삭센다가 출시된 국가에서는 비만 치료에 대하여 과거에 완전히 옵션이 없었거나 매우 적었던 상황에서 보건의료전문가들이 근거 중심 처방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을 의미하며, 새로운 처방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약사가 우수한 치료제를 만들어 의료진이 사용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나아가 적절한 의학 교육을 꾸준히 진행해드리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교육은 노보 노디스크가 주체가 돼 제공할 수도 있고 해당 분야의 전문 학회들과 함께 협력하여 진행할 수도 있다.

단지 치료제를 개발해서 출시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 세계 진료 지침에 대해서 해당 국가의 의료진들께서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최신 지견을 접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Q. 최근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관련 인식 조사를 중심으로 ACTION IO 연구를 진행했다. 주목할만한 결과가 있었나?
ACTION IO 연구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진행했던 ACTION 연구의 후속 연구다. ACTION IO(International Observation)는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시피 국제적으로 진행된 연구다.

참여 국가로는 라틴아메리카 지역, 걸프 지역, 유럽 연합, 호주와 더불어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포함됐으며 1만 4000명의 비만인과 3000명의 보건의료 전문가가 연구에 참여했다. 우리는 비만인들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비만에 대해 어떤 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비만 관리에 임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자 ACTION IO 연구를 진행했다.

ACTION IO 연구를 통해 보건의료전문가와 비만인들 모두 비만을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응답자들이 비만은 질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데 반해 비만에 대해서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많은 비만인들이 비만은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등 라이프스타일의 문제이며, 보건의료전문가를 통한 관리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불어 보건의료 전문가들도 비만을 관리하는 것에 대하여 자신들의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비만 자체를 질환으로 여기지는 않는 듯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Q. 이번 결과가 노보 노디스크의 기존 비만 치료제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 있나?
ACTION IO 결과를 통해 노보 노디스크가 지금까지 해왔었던 여러 가지 업무들이 올바른 방향이었다는 것을 확인했고,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활동들을 잘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또 제약사로서 혁신적인 치료제들을 많이 개발하여 환자들에게 치료를 위한 옵션을 많이 제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출시된 치료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리고 비만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 모두에게 비만이 만성질환임을 알리고, 이것을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보건의료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비만인들과 모든 이해당사자를 대상으로 더 많은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Q. 한국에서는 삭센다가 이른바 '강남 주사'로 불리면서 논란에 중심에 있었다. 한국에서의 현상에 대해 노보 노디스크 본사는 예상했나?
사실 우리가 모든 상황을 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니 한국과 같은 현상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만 노보 노디스크가 제조사로써 가져야 하는 책임은 특정한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한 후에 해당 제품이 반드시 허가된 적응증에 준해서 사용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것까지다.

이를 위해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삭센다가 허가받은 적응증이 무엇이고, 적합한 사용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비만 관리를 위한 적합한 진료 지침으로는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글로벌 회사로 세계 여러 국가에 진출해 있지만, 한국의 상황은 독특하다. 그러나 중고거래나 적응증에 맞지 않는 처방은 노보 노디스크가 권장을 하지도, 지지하지도 않는 부분이며 최대한 이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전략은 의료진들로 하여금 삭센다가 허가받은 적응증에 준해서만 사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Q. 삭센다 SCALE 임상연구의 대상을 보면 백인이 85%, 아시아인은 4%에 조금 못 미친다. 삭센다 군에 포함된 환자 중 아시아인은 90명 정도로 평균 체중은 106kg이고 BMI는 38 정도인데, 이 결과를 한국인에게 대입 가능하다고 보는가?

글로벌 임상시험을 설계할 때는 주요 규제 기관인 유럽의약품허가당국(EMA)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요건을 감안해야 한다.

그들의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국이나 대륙에서 충족시켜야 하는 엄격한 요건들이 존재하다 보니, 그들의 요건을 최대한 충족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설계할 수밖에 없다

그 외 추가 피험자 충원 시 최대한 다른 지역과 국가의 비만인들을 포함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시 말해서 기타 지역들 같은 경우 데이터가 없는 것은 아니나 데이터가 불충분하다고 느끼실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해당 데이터가 국가별로 사용 허가를 받는 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허가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삭센다가 한국에서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은 이후, 시판 후 안전성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결과를 통해 글로벌 연구에서 얻었던 것과 동일한 안전성 관련 자료가 한국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GLP-1 유사체에 대한 임상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Q. 아시아에서도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사람은 반응의 차이가 다양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동아시아 별도의 임상 진행 계획은 없나?
현재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 포함 제조사 주도 임상은 없다. 그러나 동아시아 국가들이 포함된 다른 GLP-1에 대한 연구가 곧 시작될 계획이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이르다.

추후 글로벌 임상 연구 개발팀에서 추가적인 계획이 나올지 지켜봐야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말씀하신 유형의 연구는 기획된 것이 없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국 연구자주도 임상연구를 지원할 계획은 갖고 있다.

Q. 국내의 의료진들을 만나보면 삭센다 처방 종료 시기가 애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처방과 관련해 한국 의료진에게 조언할 부분이 있나?
삭센다를 3.0mg씩 12주간 투여했거나 적합한 용량 증량 스케줄대로 16주간 투여했는데도 불구하고 초기 체중의 5% 이상 감량되지 않은 경우, 이 환자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날 확률이 낮은 환자이기 때문에 처방을 중단해야 한다.

그 외에 성공적인 체중 감량 후 삭센다 투여를 중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활발한 토론이 전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경우,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6.5%에 도달했다고 해서 당뇨약 복용을 중단하지 않는다. 지속적인 당뇨치료가 이루어져야지만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유지될 수 있고, 만약 환자의 병세가 악화되면 추가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특이하게 비만은 원하는 수준까지 체중 감량에 성공하고 나면 더 이상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비만도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체중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비만도 만성적인 치료와 관리리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물론 우리의 판단과는 별개로 실제 치료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의료진께서 환자별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적절한 간격으로 환자가 내원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꾸준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승인된 허가 사항에 준한 삭센다의 사용에 대하여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 더불어 9월에는 대한비만학회와 세계비만학회(WOF)가 함께 준비한 국제 비만 전문가 교육 'SCOPE School'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셔서 관련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시면 좋을 것 같다.

더불어 한국 응답자들의 결과를 기준으로 하는 한국 버전의 ACTION IO 자료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전문가들과 비만인들 간의 비만에 대한 인식이나 관리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발표된 ACTION IO 전체 데이터를 우선 살펴보시고, 한국 데이터가 발표되면 이 결과들을 치료와 관리에 많이 반영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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