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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주사' 삭센다 '열풍'…"정상체중 투여 근거 없어"
'강남 주사' 삭센다 '열풍'…"정상체중 투여 근거 없어"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12.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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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센다 허가임상 SCALE연구, BMI 30 이상이거나 동반질환 초점
비만 환자에 장점 많지만 정상체중 사용 땐 부작용 발생 예단 못해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삭센다 열풍'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치료제로서가 아닌 '열풍'에 대한 우려다.

11일 <의협신문>이 관련 학회에 문의한 결과, 허가사항에서 벗어난 삭센다 처방은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환자의 요구에도 처방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삭센다는 노보 노의 GLP-1 유사체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빅토자'에서 체중감량 효과를 확인하고 용량을 조절해 출시한 비만치료제. 성분은 빅토자와 같은 리라글루티드다.

삭센다의 허가사항에 따르면 BMI 30 이상이거나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제2형 당뇨·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이 있으면서 BMI 27∼30 미만인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이 허가사항은 삭센다의 허가 임상시험인 SCALE연구를 기반으로 마련했다.

SCALE연구 중 3731명의 비만 및 당뇨병 전단계 환자 대상 임상 결과 56주 후 삭센다 투여군의 92%(위약 65%)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체중의 10%를 초과해 감량한 비중은 33%(위약 11%)로 나타났다.

노보 노는 삭센다의 부작용이 주로 오심·구토·설사·변비 등 소화기 관련 질환이고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임상이 BMI 30 이상, 혹은 체중 관련 질환을 동반한 BMI 27∼30의 환자로만 구성됐다는 점이다.

미국은 BMI 30 이상을 비만으로, BMI 40 이상을 고도비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삭센다는 미국인의 비만 기준인 BMI 30에 맞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비만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A원장은 "이를 한국인에게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국내 비만 기준으로 처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서도 "정상 체중인 사람에게 삭센다를 처방하는 것은 당연히 안 된다. 아무런 근거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열풍에 있다. 최근 삭센다가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탁월하다는 입소문으로 이른바 '강남 주사'로 불리며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는 "손녀가 할머니 당뇨약을 훔칠 판"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돌고 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BMI가 비만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삭센다를 처방하는가 하면 인터넷에서는 전문의약품인 삭센다를 거래하는 불법적인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관련 학회 관계자는 "GLP-1 유사체를 통한 비만 치료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비만 환자들에게 장점이 많은 치료제"라면서 "최근 문제되고 있는 인터넷 판매나 허가 외 처방 등의 이슈로 인해 비만치료제가 퇴색되지 않았으면 한다. 정확한 처방에 따라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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