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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정신요법료 바로잡기 20년 걸렸다"

정신건강의학과 "정신요법료 바로잡기 20년 걸렸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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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비례 수가보상 방식…상담 40분 이상 땐 최대 8만 3860원
노만희 전 대개협 회장 "상담 시간 늘어나 환자 신뢰 올라갈 것"

7월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수가 체계가 개편되면서 상담 수가가 인상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환자를 심층상담한 것에 대한 수가 보상과 관련 환자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의협신문
7월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수가 체계가 개편되면서 상담 수가가 인상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심층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고,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7월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수가가 치료시간에 비례해 최고 8만 3860원까지 인상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환자에게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상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심층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고,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그동안 낮은 수가로 인해 약 처방 위주의 진료를 하거나 시간에 쫓기듯 상담해야 했다"면서 "앞으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환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됐다"고 정신과 수가체계 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건복지부는 7월 1일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환자와 상담(정신치료)하는 시간에 비례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정신과 상담수가 체계를 '시간 비례 보상' 방식으로 전면 개편했다.

기존에 3단계(15분 미만 지지요법, 15∼45분 집중요법, 45분 이상 심층분석요법)로 돼 있던 정신요법료를 총 5단계(10분 미만·10분·20분·30분·40분 이상)로 세분화 했다. 수가는 상담 시간에 비례해 ▲10분 이하(1만 3630원) ▲10분 초과 20분 이하(2만 7220원) ▲20분 초과 30분 이하(4만 4510원) ▲30분 초과 40분 이하(6만 3240원) ▲40분 초과(8만 3860원)로 구분했다. 

10분 이하로 상담했을 경우에만 현행 수가보다 5%가량 인하하고, 10분 이상부터 수가를 인상했다. 인지·행동치료도 이번에 처음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반면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종별로 20%p씩 인하, 부담을 줄임으로써 정신건강의학과 문턱을 낮췄다. 

이상훈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장은 "수가가 시간에 따라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하면서 전체적으로 상담 수가가 인상됐다"면서 "상위 구간을 더 두었기 때문에 환자 수가 적은 의원이나 개원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의사들은 환자를 좀 더 신경 써서 진료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노만희 전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수가가 완전하게 현실화한 것은 아니지만, 상담 수가가 전체적으로 인상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그동안 3단계 분류 체계에서는 45분 이상 진료하면 4만 원 정도의 말도 안 되는 정신요법료를 받았는데, 이번에 5단계 분류 체계가 되면서 40분 이상 진료하면 8만 3860원을 받게 된 것은 상징적으로 정부가 저수가를 인정하고 손을 봤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신요법료 구간을 3단계에서 5단계로 구분한 것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노 전 회장은 "3단계일 때는 더 많은 시간을 진료하고도 구간에 맞추다보니 낮은 시간으로 청구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번에 구간을 더 세분화하면서 억울한 경우가 많이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2단계 분류에서 3단계 분류로 바꾸는 데 10년이 걸렸고,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는 데 10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지적한 노 전 회장은 "2단계 분류에서 3단계 분류로 변경됐을 때는 구간을 하나 더 만들었을 뿐 수가를 올리지 않아 불만이 컸지만, 이번에 구간을 2개 더 늘리면서 수가를 인상한 것은 환자와 의사에게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계와 정신건강의학과 개원의들은 OECD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20%만이 치료를 받고 있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정신건강의학과의 문턱을 넘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것도 해결해야 할 난제 중 하나다.

노 전 회장은 "이번에 저수가가 어느 정도 보상되면서 의사들이 환자에게 더 집중해 진료를 할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됐다"면서 "환자의 부담이 낮아져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신뢰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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