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국가책임제 잘 하려면 보건소 역할 바꿔야
치매국가책임제 잘 하려면 보건소 역할 바꿔야
  • 송성철 기자
  • 승인 2017.11.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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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신경과학회 "치매검사·약물치료, 보건소 아닌 의료기관이 맡아야"
진단 정확해야 치료 제대로 할 수 있어...근거 논란 한방치매 안타깝다
▲ 최성혜 대한신경과학회 교육이사(대한치매학회 연구이사)가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한 신경과학회의 입장과 제도 성공과 지속성을 위한 대안을 설명하고 있다.

치매환자를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하는 '치매국가책임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민간 의료기관의 협업과 역할 분담을 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학계의 조언이 나왔다.

 
대한신경과학회와 대한치매학회는 10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치매국가책임제는 치매 환자를 진료하는 신경과 의사는 물론 치매 환자와 보호자들을 기쁘게 한 제도"라면서 "근본 취지에 동의하며,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몇몇 세부 추진 방안에 대해 시행착오가 우려된다는 지적과 함께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부는 2017년 12월까지 전국 252곳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를 설립해 맞춤형 상담·검진·진료·관리·서비스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치매단기쉼터·치매카페 설치 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정부가 치매안심센터에서 신경인지기능검사는 물론 약물을 처방하는 등 진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일주일에 이틀 간,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이외에 일정 교육을 받은 의사를 촉탁의로 운영키로 한 데 대해 "시행착오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성혜 대한신경과학회 교육이사(대한치매학회 연구이사)는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이 50여가지 이상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히 치매검사를 할 수 있는 시설·장비·인력을 갖추지 않으면 제대로 진단을 하지 못하거나 오진을 할 수 있다"며 "인지 저하나 치매가 의심되는 경우 먼저 지역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는 "정확한 치매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보건소가 아닌 치매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이고, 보건소 치매안심센터는 치매환자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민간의료기관에서 하기 어려운 맞춤형 상담·관리·단기쉼터·카페 등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건소와 민간의료기관이 역할 분담과 협업을 하는 체계가 치매국가책임제를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중증 치매 산정특례 및 신경인지검사 급여화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밝힌 최 이사는 "다만 요양병원에 입중 중인 중증 치매환자의 경우 타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봐야 하는 불편함이 예상된다"면서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판정의에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산정특례 대상에서 제외한 뇌외상·저혈당·저산소증·수두증 등 원인질환에 의한 치매도 포함해 같은 치매 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특례를 받지 못하는 형평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치매에 대한 교육과 부양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지원도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 이병철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이 각 지방자치단체에 벌이고 있는 한방치매 관련 사업에 대해 "근거중심의 연구를 통해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병철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은 "가족이 치매에 걸렸을 때 보호자가 질병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하게 되고, 환자는 물론 부양부담감이 가중된 보호자는 스트레스와 우울증·무기력감 등으로 삶의 질 또한 떨어지는 악순환에서 헤어날 수 없다"면서 "치매환자 교육도 필요하지만 보호자를 위해 치매·약물치료 유지의 중요성·이상 행동 대처·말기 임종 준비·영양 공급·심폐소생술 등에 대해 교육해야 치매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한 뒤 "3차 치매종합계획에서 논의한 치매가족상담 교육 수가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서울·부산 등 각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 한방치매사업의 문제점과 한계에 대해서도 말이 나왔다.
 
이병철 신경과학회 이사장은 "보건복지부가 경도인지장애·초기 및 중기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지중재치료를 신의료기술로 인정한 배경에는 전국 18개 병원 신경과에서 경도인지장애환자 293명을 무작위로 그룹인지중재치료·학습지 형태의 재가인지중재치료·대조군으로 나눠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뇌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를 2016년 SCI 학술지 <Psychotherapy and Psychosomatics>에 발표한 것이 근거가 됐다"면서 "어떤 치료법이든 유의한 결과를 입증해야 비로소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 근거중심의학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과학적으로 입증 하거나 검증하지 않은 치료를 하는 것은 의학계에서는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중학생 정도의 통계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조악한 수준의 연구결과 보고서를 보면서 무척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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