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치매 개선...국회도 국민도 속였다"
"한방으로 치매 개선...국회도 국민도 속였다"
  • 송성철 기자
  • 승인 2017.09.2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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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인지기능검사로 경도인지장애 판정...학문적 근거 결여
바른의료연구소 "일상생활능력 평가해야 치매·경도인지장애 판단"
▲ 바른의료연구소

단순한 선별인지기능검사 결과로 치매이행률을 대폭 개선했다는 한의계의 발표에 대해 국회의원은 물론 국민에게 거짓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20일 "치매예방 효과를 주장하려면, 경도인지장애로 확진된 환자들을 치료군과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치매이행 여부에 대한 면밀한 의학적 진단이 필수적"이라며 "부산시 사업에서는 대조군도, 무작위 배정도, 치매 진단과정도 전혀 없었고, 대상자도 단지 인지점수만으로 선정했다"면서 "부산시 사업에서는 치매이행률이란 지표는 나올래야 나올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주의와복지국가연구회(공동대표 강창일·인재근 의원)가 주최하고, 대한한의사협회가 후원한 '치매국가책임제의 시행에 따른 한의학적 치매 관리방안' 토론회에서 부산광역시한의사회 관계자는 "기존 치매 이행률이 10%를 육박하는데 비해 이번 6개월의 한의 치매관리사업을 받은 환자들은 치매 이행률이 약 2% 밖에 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한의계 발표에 대해 바른의료연구소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연간 치매이행률 10%에 한의 치매관리사업의 인지점수 개선율 80%를 단순 적용해 계산했다. 인지점수가 1점만 올라도 치매이행 예방효과가 있다고 본 것인데, 이는 상상할 수도 없는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쳐 나온 황당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장애는 있으나 치매라고 할 만큼 심하지 않으면서 일상생활능력과 사회적인 역할수행능력은 유지되는 상태로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를 의미한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경도인지장애를 진단하려면 반드시 일상생활능력을 평가해  치매와 감별해야 하지만 부산시 사업에서는 선별인지점수만으로 선정했다"면서 "대상자 중에 치매 환자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바른의료연구소의 문제 제기에 대해 부산시한의사회는 "한국판 선별인지기능검사(MoCA-K)의 경우 경도인지장애 감별 민감도가 89%로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의 65%보다 우수하고, 보다 세밀한 신경심리검사(CERAD-NB)와도 차이가 없어 인지기능저하를 진단할 수 있는 우수한 도구로 평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신경과의사회는 "선별인지기능검사(MoCA)를 이용해 경도인지장애 등을 판정했으나, 이 평가만으로 인지기능장애를 진단할 수는 없다"면서 "치매와 경도인지장애를 판단하거나 구별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능력 평가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치매 예방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일생생활능력 평가가 필수적임에도 부산시 한방치매 사업에서는 일상생활능력 평가 없이 선별인지점수만으로 경도인지장애를 진단했음을 알 수 있다"면서 "부산시한의사회가 근거로 제시한 외국논문에도 가족에 의한 기능상태(일상생활능력) 평가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판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K)의 경우 30점 만점에 절단점을 22점으로 할 때 경도인지장애를 선별하는 능력이 제일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민감도 89%, 특이도 84%).
 
하지만 부산시는 절단점을 23점으로 상향, MoCA-K 양성일 때 실제 경도인지장애일 확률, 즉 양성예측도를 50%로 떨어뜨렸다. 
 
바른의료연구소는 "2016년 사업대상자 200명 중 최대 128명(64%)은 경도인지장애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상자에 치매 환자도 포함된 사업에서 치매이행 예방효과를 도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학문적 근거가 결여된 부실한 사업에서 치매이행률을 80%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검사의 민감도·특이도가 높아도 질환의 유병률에 따라 양성예측도는 매우 달라진다는 것. 
 
바른의료연구소는 "국회 토론회장에서 아무런 객관적 근거 없이 마치 한방치료가 치매예방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국회의원과 국민을 우롱하는 잘못된 처사"라면서 "왜곡된 정보의 제공은 국회의원의 잘못된 입법을 유도할 수 있고, 국민이 잘못된 치료법을 선택하게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 한방치매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데 대해 바른의료연구소는 "이 사업에 1억 원의 부산시 예산과 침치료의 건강보험 청구로 상당한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했다"면서 "국민은 누구든지 그 사업의 문제점을 비판할 수 있다. 한의계는 사업결과조차 왜곡하는 한심한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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