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6 17:49 (금)
'만성질환 배우자!' 외과 개원가의 '씁쓸한 열기'

'만성질환 배우자!' 외과 개원가의 '씁쓸한 열기'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7.03.06 05:5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과의사회, '만성질환 관리' 연수강좌 성황
"외과 개원의 소신 갖고 일 할 환경 조성돼야"

▲ 대한외과의사회 주최로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열린 춘계 연수강좌에는 외과 전문의 약 13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봄기운이 만연한 3월의 첫 공휴일, 나들이 인파로 거리가 붐비는 서울의 한 호텔 컨벤션센터에 수 백 명의 의사들이 모여 강사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다. 강의 주제는 '만성 질환 관리'. 그런데 참석자 대부분은 내과·가정의학과가 아닌 외과 전문의들이다. 5일 대한외과의사회 주최 춘계 연수강좌에 참석한 약 1300명의 외과 전문의 중 상당수가 '만성 질환 관리' 프로그램을 듣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진화된 영양 주사 치료 요법 △활성 산소와 암·치매·뇌졸중·파킨슨·심장마비 △만성 질환에서의 식이요법 치료 △암 치료와 병행 가능한 면역 치료 △고혈압 치료의 최신 가이드라인 △골다공증 치료의 맞춤 치료 등 강의를 경청했다.

행사를 주최한 외과의사회 측은 회원들이 만성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져 올해부터는 아예 방을 별도로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천성원 대한외과의사회장은 "외과 전문의 가운데 개원의가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데, 경영 여건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외과개원의가 외고 수술만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대장내시경 같은 경우는 내과보다 외과 개원가에서 더 많이 한다"고 말했다.

외과 개원가 형편이 어려운 것은 건강보험 수가가 낮기 때문이다. 천 회장에 따르면 정부가 조사한 외과 수술 수가의 원가 보상률은 70% 수준에 불과하다. 천 회장은 "건강보험 자체가 외과에 불리하게 설계돼 있고, 이를 고치는 것도 달걀로 바위 치기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 천성원 대한외과의사회장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수술·처치·기능 분야 상대가치 점수 상향에 약 8500억 원을 투입하는 제2차 상대가치개편안을 논의했다. 검체·영상 검사보다 의사의 실제적인 '행위'에 더 많은 보상을 한다는 기본 취지여서 외과계가 기대해 봄 직하다.

그러나 천 회장은 "지금까지 외과 쪽 상대가치 점수를 올려도 대부분 종합병원 이상에서 시행하는 큰 수술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개인 병·의원에는 별 도움이 안 됐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 달에 맹장 수술 10개, 탈장 수술 15개 정도를 하면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는데 현행 수가로는 턱도 없다"고 말했다.

전국 수련병원의 올해 외과 전공의 충원율은 90.1%. 얼핏 보면 양호해 보이지만, 일선 병원들이 외과 전공의 정원을 대폭 줄인데 따른 '착시' 효과다. 2년 전 정원을 기준으로 하면 충원율은 81.5%에 불과하다.

천 회장은 "외과가 30% 수가 가산금을 받아서 그나마 이정도 지원하는 것"이라며 "외과 전문의로서 소신 있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외과의 위기는 계속되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올해 개원가를 위한 보험 정책 개발에 주력하고, 외과학회와 연계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의사회는 대한외과학회가 설립한 한국외과연구재단에 지금까지 총 2500만원을 기부했다. 이는 서울의대와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에 이어 가장 많은 액수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