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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강기탕, 원형탈모 발병에 촉발요인 됐을 것"

"도적강기탕, 원형탈모 발병에 촉발요인 됐을 것"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8.3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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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발병요인 아니지만 유전적 감수성 가진 환자서 탈모 요인 가능
대한모발학회, 한약 복용한 소아환자서 발생한 탈모에 공식 입장 밝혀

 

대한모발학회가 '도적강기탕'이 소아 환자에서 탈모를 일으킨 유일한 요인이라고 단정하는데는 한계가 있지만, 유전적인 감수성을 가진 환자에서 원형탈모증 발병에 방아쇠를 당긴 촉발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약 복용 후 소아 환자들에서 발생한 탈모' 사건과 관련해 모발 분야 전문학회로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학회는 "이번 계기를 통해 한약이 인체에 미치는 효능 및 부작용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30일 의견서를 통해 "근거중심의학에 바탕을 둔 객관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이 사회적인 책무라고 생각돼 공식적인 의견을 밝히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의견서는 언론에 공개된 내용을 토대로 한약과 탈모와의 연관성에 관해 대한모발학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의학적인 타당성에 대한 검증과 견해를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이해 당사자, 관련 단체, 또는 특정 언론의 입장을 대변 또는 반박하거나 그 책임 소재의 결정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학회는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6개 이슈로 정리해 입장을 밝혔다.

▶이슈1. 탈모가 발생한 환아들의 진단명은 '원형탈모증'
먼저 환아들의 진단명과 상태와 관련 학회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환아들의 상태 및 진료를 했던 의사들의 소견을 종합해 볼 때 해당 환아들에게 발생한 탈모는 원형탈모증"이라고 밝혔다.

또 "원형탈모증에서도 두피 모발 전체가 빠지는 유형인 전두탈모증이거나, 두피 모발은 물론 눈썹과 속눈썹까지 침범하는 유형인 전신탈모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원형탈모증은 항암제 복용 후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생장기 탈모증이나 항암제 이외 약물의 장기복용으로 발생하는 휴지기 탈모증과는 다른 질환"이라고 밝힌 뒤 "전두탈모증이나 전신탈모증과 같은 심한 형태의 원형탈모증은 치료가 잘 안되고 오랜 기간 만성적으로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슈2. 원형탈모증, 약물이 원인이 될 수 있나?
두번째 원형탈모증이 약물이 원인이 될 수 있는 것과 관련 "정상적인 모낭은 면역반응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소위 '면역특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원형탈모증은 다양한 유발인자에 의해 모낭의 '면역특권'이 소실되어 자가면역기전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유전적 감수성을 가진 환자에서 정신적 스트레스, 감염, 약물, 예방접종등 다양한 요인이 유발인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형탈모증과 약물과의 관련성을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매우 어려우나, 약물투여 후 원형탈모증이 발생한 사례들이 흔하지는 않지만 문헌에 보고되어 있어 약물이 원형탈모증의 유발인자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슈3. '도적강기탕'으로 인안 원형탈모증 발생 가능성은?
그러면서 환아들이 복용한 '도적강기탕'으로 인해 원형탈모증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학회는 "도적강기탕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는 관계로 특허청 홈페이지를 검색한 결과, 도적강기탕 에는 생지황·목통·현삼·전호·과루인·백복령·택사·수우각·형개·방풍·강활·독활·백작약·목단피·지유·백모근 등 16가지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를 근거로 관련 문헌을 검색해 보았으나 참고할 만한 논문이 부족했고, 이들 중에서 원형탈모증을 유발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거나, 도적강기탕이 원형탈모증을 일으킨 유일한 발병요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헌에 보고된 내용을 토대로 이들 개별성분의 면역학적 기능들을 확인한 결과, 항염작용이 있는 성분과 염증반응을 유도하는 성분들이 함께 포함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상호 반대되는 효능을 가진 성분들이 체내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모발의 면역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학회는 "세포 손상을 초래하는 세포사멸관련 성분이나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된 성분들이 함께 포함돼 있어 중복 또는 상승작용으로 과도한 면역반응을 유도해 모낭주위 염증반응을 일으킬 경우 원형탈모증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성인의 면역반응과 달리, 소아에서는 소량의 염증유발 물질이라 하더라도 유전적 감수성이 있는 사람에서 모낭주변의 '면역특권'이 급격히 무너지는 면역붕괴 현상이 나타나 원형탈모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같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도적강기탕'이 유전적인 감수성을 가진 환자에서 원형탈모증의 발병에 방아쇠를 당긴 촉발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슈4. 유발요인 노출 후 원형탈모증 3일만 발생하나?
네번째로 약물 등 유발요인 노출 후 원형탈모증이 3일만에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학회는 "유발요인에 노출 후 원형탈모증이 발생하는 기간은 매우 다양하며 수 주에서 수 개월 이내에서 생기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두 명의 환아의 경우는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처음 보도된 환아에서만 탈모가 매우 빨리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소아에서 유발요인 작용 후 1주일 이내에 원형탈모증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사례들이 의학 문헌에 보고돼 있으므로 이 환아의 경우가 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슈5. 한약 복용 전에 복용한 약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나?
다선번째 한약 복용 이전에 복용한 다른 약이 원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첫번째로 보도된 환아는 한약 복용 전에 병원에서 장염으로 약을 복용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두번째 및 세번째 환아에 대한 보도에서는 그런 내용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언론 보도에서 나타난 세 환아에서 공통된 약물병력이 한약 복용이기 때문에 공통된 병력에 대해 원인을 의심하고 검토하는 것이 보다 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슈6. S 교수의 인터뷰 내용…일부 언론에서 단정적으로 표현
학회는 '탈모원인이 한약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일부 언론에 보도된 S 교수의 의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학회는 "S 교수와 심도 있는 대화를 가진 결과, S 교수는 인터뷰 내용에서 환아의 상태가 다른 탈모질환이 아니고 원형탈모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고, 원형탈모증의 원인은 유전적 소인이 가장 중요하며 약물은 원형탈모증의 단독요인은 될 수 없다는 의미였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인터뷰 과정에서 S 교수의 충분한 내용이 전달되지 않고 단정적으로 표현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S 교수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약물이 원형탈모증의 유발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드물지만 단기간에도 원형탈모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대한모발학회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약 효능·부작용 검증 위해 임상시험 충분히 거쳐야
학회는 "공식적인 견해가 해당 환아에서 한약이 원형탈모증을 일으켰다, 일으키지 않았다에 대한 단정적인 결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모발 분야 전문학회로서 근거중심의학에 바탕을 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견해를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학회의 입장이 이해당사자들의 소모적인 논쟁의 도구로 활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현재 한약에 들어있는 성분이 어떤 효과를 갖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효능과 부작용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다른 의약품들과 마찬가지로 임상시험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돼 인과관계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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