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초의학을 '보호학문'으로 지정해야"
기획 "기초의학을 '보호학문'으로 지정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8.17 11: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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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의학 릴레이 인터뷰 (2) -강창석 대한병리학회장

질병의 원인을 최종적으로 진단하는 '종결자'. 하지만 직접 환자를 보는 일은 없다. 대신 환자의 세포나 조직, 그리고 임상의사를 만난다.

"병리학(pathology, 病理學)은 정상 세포·조직·기관의 기능과 형태학적 소견을 바탕으로 육안과 현미경 그리고 분자생물학적 검사를 통해 질병의 기능적·형태학적 변화를 파악하고, 원인을 진단하는 분야입니다. 병인을 연구하기도 하죠."

무엇이든 척척 알아낼 것 같은 낡은 현미경에서 눈을 뗀 강창석 대한병리학회장(가톨릭의대 교수·여의도성모병원 병리학교실)은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임상의사가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결정해 주는 것이 병리학자의 역할"이라며 "병리학은 기초의학이면서 유일하게 임상의학에 참여하는 종합학문"이라고 소개했다.

책장을 빼곡히 채운 슬라이드를 보노라니 30년 넘게 병리학자로 살아온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강 회장은 "창립 70주년을 맞는 병리학회는 회원수가 1000명이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지만, 병리학을 공부하겠다는 젊은 의사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올해 병리과 전공의 레지던트 1년차 지원자는 전국을 통틀어 41명. 지원율은 64.1%다.
"수술을 배운 외과 전문의가 개원하기 어렵듯이 병리과 전공의들이 전문의를 취득한 후 갈 곳이 적다는 것이 문젭니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남기도 어렵고, 개원하기도 힘들고…. "

▲ 강창석(대한병리학회장 가톨릭의대 교수·여의도성모병원 병리과)

"병리과는 기계가 아닌 의사가 직접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지식을 동원하고,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병리진단수가는 5년 전에 비해 오히려 더 깍였다"고 지적한 강 회장은 "수고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강 회장은 "기초의학의 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한국의 의료체계가 의과대학보다는 병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경제 논리에 의해 기초의학이 점차 배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의제도가 없는 6개 기초의학 분야의 경우 15년 안에 의사 기초의학자의 2/3인 323명이 은퇴한다. 왕성하게 연구력을 발휘해야 할 45세 미만의 기초의학자는 60명에 불과하다. 의대에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무너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에서 보호학문을 지원하듯 기초의학 전공자들을 위한 제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으면 의대에서 의학자를 찾아보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손 쓰지 않으면 기초의학 자체가 고사할 수밖에 없지요."

병인을 파고드는 병리학자답게 기초의학이 신음하고 있는 원인도 명확히 짚었다. 처방도 명쾌했다.
"기초의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의대 졸업생에게 병역의 의무대신 의대·생명과학대학·연구소 등에서 의학전문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특례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강 회장은 "기초의학이 튼튼해야 임상의학도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새가 제대로 날기 위해서는 좌우 고르고 튼튼한 날개가 필요하듯 의대의 교육체계도 기초와 임상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것.

기초의학에 대한 정부 지원과 함께 기초종합평가제도를 도입하자는 개혁안도 제시했다.

"기초지식을 제대로 습득한 후 임상 술기를 수행할 수 있는 임상의사를 배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대 교육과정에서 1차진료 의사 양성을 목표로 하되 단순히 임상 지식과 술기에 집중하기 보다는 질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치료에 임할 수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강 회장은 "단순한 기초의학 지식의 습득보다는 지식을 임상적으로 응용하고 활용하는 내용을 강의에 포함해야 하므로 기초의학교실에서는 반드시 의사출신 교수를 확보해야 한다"며 "의대 평가에서 기초의학 교원 확보는 필수 항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의학도들에게 "왜 의대를 선택해 의사가 되고 싶어 했는지 원초적인 질문을 가져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강 회장은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진단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가 병리학"이라며 "현실과 미래가 기대에 못미치더라도 경이로운 생명현상에 대해 이해하고,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행복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말 끝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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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2015-10-14 16:30:44
강창석 이 사람이 암으로 진단했는데 더 큰 병원 가니 암 아니라더군요. 입으로만 떠드는 거 보니 가소롭기 짝이 없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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