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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국의 의료생태계- 글로벌화의 조건

기획 한국의 의료생태계- 글로벌화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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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0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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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MBA 윤인모의 '의료경영학' 카페 (16)

저자 윤인모 ㈜닥터서비스 대표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이자 뉴욕 주립대 경영학 석사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MD MBA로 의료와 경영의 융합을 추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10년 전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seri.org)에 '의료경영 MBA 포럼'을 개설, 의료경영MBA 과정 7기생을 배출했다. 2005년 '닥터서비스'라는 의료경영 컨설팅회사를 창립, 경영정보·경영전략·마케팅·네트워크·인사조직 온라인 교육 등 전문 병원경영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을 주관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가 함께 마련한 '글로벌 헬스케어분야 재직자 교육프로그램'인 MD-MBA 과정의 책임교수를 맡기도 했다.

'의료경영학' 카페 시리즈를 통해 위기를 겪고 있는 의료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고자 한다.

글로벌화라는 화두로 의료에서 발전을 외친지 적잖은 시간이 지났다.

▲ 윤인모(닥터서비스 대표 유니메디성형외과 원장)

그러나 여기저기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안나오니까 하는 애기다. 비유하자면 진료를 할 때 약을 투여해도 소위 약발이 안받는 것은 약을 제대로 못썼거나, 투여량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환자가 건강하지 않은 경우이다.

한국의 의료산업에서 자원투여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고, 약을 제대로 처방했는지는 아직도 논의중이므로 이는 뒤로하고, 여기서는 환자가 건강하지 않은 경우를 살펴보자.

한국의 의료산업 체력은 건강하지 않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고 했다. 즉 내부에서 통하지 않으니 아프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순환이 막혀 있을까?

기업은 산업내에서 생노병사의 과정이 가능해야 우수한 기업이 남는 체질변화가 일어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가발전을 주도한다. 기업발전을 단계별로 보면 처음에는 스타트업(start up)기업으로 시작해서, 두 번째 단계로는 조직이 커지고, 제품의 질이 향상된다.

그러나 세번째 단계에서는 조직경직성으로 성과가 저하되며, 조직이 어려움에 빠진다. 네 번째로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핵심역량을 제외한 다른부분을 매각하고, 핵심역량을 갖춰 다시 스타트업기업을 시작한다.

메디슨도 이러한 과정을 겪었다. 중저가 초음파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었지만, 40여개가 넘는 기업의 조직경직성과 기업실적의 저하로 핵심역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매각하고 다시 시작해 회생에 성공했다.

IBM도 이러하다. 토마스 와슨 부자에 의해 세계최고의 컴퓨터회사로 성장했지만, 다양한 기업의 도전에 실적이 약화되면서 대부분 매각하고, IT 컨설팅업체로 변화하면서 다시 회생했다.

▲ 일러스트=윤세호 기자

세계 최초로 통신기기를 달에 보내고, 스타텍으로 이동통신분야에서 승승장구하던 모토롤라도 휴대폰시장에서 고전 끝에 작년에 분사하면서 통신기기사업부는 구글에 매각하고, 나머지는 네트워크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변모했다.

작은기업도 큰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 큰기업이 더욱 클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성과가 저조한 기업은 자연히 퇴출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렇게 순환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산업체질을 강화시키고, 산업대국의 초석이 된다.

우리의 의료산업은 스타트업기업이 성장하기에도 어렵다. 이는 제약·기기·병원이 다 마찬가지다. 병원만 하더라도 성장이 쉽지 않다. 오로지 환자를 많이 봐 수익을 내려고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위 의료기관당 환자숫자는 줄고 있고, 이마저도 수가에 묶여있다.

수익을 보전했다가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의료법인에만 있다. 스타트업기업은 갖고 있다가 적당한 때 쓰려고 하면 세금으로 가져간다. 투자를 할 때 작은 돈일수록 더욱 타이밍이 중요한데 그런 것은 꿈꾸기 어렵다. 또한 수직통합(vertical intergration)·수평통합(horizontal intergration)·M&A 사내벤처 등 스타트업기업의 전략은 법에 의해 묶여 있다. 차포 떼고 장기를 둬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스타트업기업이 성장해서 기존의 거대기업을 위협하지 못하니, 거대기업은 현실에 안주하게 되며, 성과가 나빠져도, 경쟁자가 적으니 퇴출 위험이 적다.

산업의 발전전략을 구상할 때는 이러한 당연한 성장과정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해 순환의 루트를 뚫어줘야 한다. 각 단계에서의 흐름이 원할한 산업구조가 우선이다.

말로만 글로벌을 외치지 말고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를 생각해야 할 때다. 글로벌화를 위해서라도 내부의 체제정비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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