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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윤리학회장 '리베이트' 양심 고백

한국의료윤리학회장 '리베이트' 양심 고백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7.0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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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문 교수 "그때는 리베이트인 줄 미처 몰랐다"
의협서 강의 "더 힘들어져도 전문가주의 지켜야"

▲ 최보문 한국의료윤리학회장은 "앞으로 리베이트 규제가 더 강화될 것"이라며 "의사들은 더 가난해 지고, 불편해 지더라도 사회와 의사 사이에 놓여 있는 프로페셔널리즘이라는 파란 신호등을 켜야 한다"고 밝혔다.ⓒ의협신문 송성철

의료계의 윤리문제를 파악하고, 의료윤리 수준을 향상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한국의료윤리학회의 수장인 최보문 한국의료윤리학회장(가톨릭의대 교수·인문사회의학교실)이 "과거 영업사원에게 개인적인 도움을 받은 적이 있고, 그 때는 이것이 리베이트인 줄 미처 몰랐다"며 양심고백을 했다.

1일 의료윤리연구회가 주최한 월례모임에 강연자로 나선 최보문 회장은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이전의 일이긴 하지만 영업사원의 인간적인 도움이 고마워 처방을 늘리기도 했다"면서 "의약품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모든 경제적 이익에 대해 처벌하는 현재의 기준에서는 리베이트가 맞다"고 털어놨다.

최 회장은 '이해상충, 변화된 것들'이라는 강연을 통해 세계 각국의 리베이트를 둘러싼 규제의 변화상을 설명하며 "개인은 물론 개인이 속한 기관에 대해서도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고, 정부 차원의 관리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3년 전 쌍벌제 법안 통과 이후 리베이트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했고, 앞으로 추세로 볼 때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의사들은 갑작스레 통과된 리베이트 쌍벌제에 더 익숙해 져야 하고, 조금 더 가난해 져야 하며, 조금 더 불편해 져야 한다"고 지적한 최 회장은 "전문직 정의에서 사회적 지위와 고소득자라는 것이 빠지더라도 의사집단에 대한 사회적 정당성과 신뢰 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말도 안되는 저수가와 가혹한 노동량을 비롯한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하지만 사회와 의사 사이에 놓여 있는 프로페셔널리즘이라는 파란 신호등이 켜져 있어야만 개선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사회와 의사의 신뢰를 바탕으로 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다보면 '희망'도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연에 이어 벌어진 자유토론에서 이명진 전 의료윤리연구회장은 "덜 벌고, 천천히 벌더라도 전문직으로 갖춰야 할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의식까지 무너져서는 안된다"며 "의료윤리라는 지향점을 갖고 나아가다 보면 선명한 힘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수 의료윤리연구회장은 "의사는 믿을만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야 불합리한 의료문제를 개선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며 "환자를 배려하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도록 진료실에서의 작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월례모임에는 김애리 고려의대 의학교육실장을 비롯해 의학교육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고려의대 예과 2년생들과 젊은 공보의들이 참여, 관심을 보였다.

의료윤리연구회는 이번 강의로 상반기를 결산한 뒤 9월 7일(토) 오후 4시  'Global role of doctor연구팀'(연구책임자 안덕선·고려의대 교수)이 진행하고 있는 'Global role of doctor'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Global role of doctor연구팀'은 지난 2년 동안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와 재단법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대한민국 의사의 역할과 덕목'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세계의학교육연맹이 각 나라별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의사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Global Role of Doctor in Healthcare'라는 과제와도 맥을 같이 한다.

의사전문직 고유의 가치(value)와 의무(duty)에 관한 내용을 구체화 하고, 상징화하기 위한 이번 과제는 의사는 물론 일반사회 모두가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본지는 올해 초부터 연중기획으로 의사전문직 고유의 가치와 의무에 대해 설명한 'Global role of doctor'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의료윤리연구회 7월 월례모임에는 의료윤리연구회 회원 뿐 아니라 고려의대 학생과 공보의들이 참석, 의료윤리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의협신문 송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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