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9:59 (일)
국감 제치고 달려온 노회찬 "전공의, 사람 맞나"

국감 제치고 달려온 노회찬 "전공의, 사람 맞나"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10.07 22:3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일 포럼서 근로환경 개선-노조 활성화 '한 목소리'
상급단체 관계 설정 관건…"연대 강화해야" 공감대

▲ 6일 대전협 주최로 열린 '전공의 노조 미래 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 ⓒ의협신문 이은빈
주당 100시간에 육박하는 전공의 근로시간을 두고 현직 국회의원이 "전공의의 신분을 따지기에 앞서 사람인지 아닌지를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수련을 받는 피교육자이면서 동시에 근로자인 전공의의 이중적 신분으로 인해 노조 가입에 문제가 있지 않겠냐는 일각의 우려에, 열악한 근무환경을 거론하며 우회적으로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이다.

노회찬 의원(새진보정당추진회의 공동대표)은 6일 대한전공의협의회 주최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공의 노조 미래 포럼'에 패널로 참석해 "국정감사 기간이라 정신 없지만 몰랐던 얘기를 많이 들었다. 오길 잘한 것 같다"며 노조 활동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노 의원은 1999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결성될 때 연자로 참석한 경험을 전하며 "우리 사회에서 그들은 귀족노조라는 시선을 받지만, 높은 연봉을 받는다는 이유로 무리한 운행을 강요하는 관행을 바꾸기 위해 용기를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종사의 안전운행이 승객의 안전으로 이어지듯 전공의들이 적절한 근로환경을 보장 받아야 환자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문배 대전협 회장은 "협의회 체제로는 전공의의 적정 근로시간이 규정으로 마련돼 있어도 적용 받지 못하는 점을 공식적으로 문제삼을 수 없다. 교섭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정단체인 노조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공의 노조의 연대와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포럼에는 전공의 노조의 법적 지위와 상급단체 가입의 의미를 주제로 한 이인재 변호사(법무법인 우성)의 발표에 이어 의료·노동·정치계 인사들이 두루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이 예정돼 있던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하루 전날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성향 강한 의료계, 혼자서는 힘 못낸다

이 변호사는 "전공의가 법적으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진다는 것은 대법원 판례상 분명하다"면서 근로자로서 보장 받을 수 있는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에 대해 설명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전공의 노조는 헌법상 보장된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갖지만 병원사업에 적용되는 필수유지업무 규정으로 단체행동권을 행사하는 데에는 제약이 따르게 된다.

그렇다면 전공의 노조를 의료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선결과제는 무엇일까.

참석자들은 전공의 노동조합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상급 노동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이를 위해 전공의 노조가 민주노총 산하단체로 가입하거나 보건의료노조와 연대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이학승 전 대한전공의노조위원장은 "많은 의사들이 아직 보수적이며, 노동운동이라는 단어에 저항감을 보이고 있지만, 2000년 의권투쟁을 거치면서 총파업을 경험한 선례가 있다"며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라는 관점에서 상급노조단체와의 관계 설정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공의 노조 혼자서는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언급한 유지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와 보건의료노조, 양대 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 등 유관단체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을 조언했다.

노환규 의협회장 또한 "의사가 의사다운 진료를 하기 위해 이제는 권리를 주장해야 할 때"라며 "진료수가를 현실화하는 것은 단지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건의료노조의 행보에 100%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통을 통해 의료정책 개선을 목표로 연대하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최주현 대전협 사무총장은 "처음 노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는 아주 멀게만 느껴졌는데,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오늘의 주제는 다른 단체와의 연대"라고 언급하면서 "지금 젊은 의사들이 처한 현실이 곧 시작점이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그 짐을 후배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