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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벗어나 얼마든지 다른 분야 '도전'

진료실 벗어나 얼마든지 다른 분야 '도전'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0.12.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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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내 가족처럼, 환자를 내 생명처럼'을 내건 대한의사협회 제33차 종합학술대회(대회장 경만호·대한의사협회장)가 2011년 5월 13∼15일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종합학술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성덕·대한의학회장)와 <의협신문>은 33차 학술대회를 맞아 '릴레이 탐방 33인-진료실 밖에서 한국의료의 길을 묻다'를 기획했습니다. 

이번 릴레이 탐방은 의사회원 가운데 진료실 밖으로 나가 새로운 세계를 개척한 주인공을 만나 ▲다른 길을 걷게 된 동기 및 배경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 ▲외부에서 바라 본 의사 사회 ▲의사 회원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들어봄으로써 한국의료와 의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입니다. 

종합학술대회 직전까지 연재되는 '릴레이 탐방'에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의대 학장 6년에 총장 8년까지 14년 동안 대학행정을 하다보니 문득 문득 환자가 있는 진료실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잘 나가던 임상의사에서 대학 행정과 경영을 책임져야 하는 총장을 맡아 8년째 장기집권(?) 중인 서정돈 성균관대학교 총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미리 받은 프로필에 1970년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석사라는 이채로운 이력이 눈에 들어왔다. 경영학을 더 공부하게 된 까닭이 궁금해졌다.

"서울의대를 졸업하던 1967년 한국의사들이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던 '킴스플랜'이 없어졌어요. 당시에는 의대가 8개 뿐이라 대학교원으로 가기도 힘들었고, 뭔가 다른 것이라도 하나 더 공부해야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 ⓒ의협신문 김선경
1970년 연세대 대학원에서 밤잠을 아껴가며 받은 경영학 석사학위는 훗날 임상의사에서 대학 행정과 경영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자양분을 제공했다.

20년 동안 서울의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과 의대 부학장을 맡아 대학행정 경험을 쌓았다.

"의대교수는 본연의 진료·연구·교육 뿐 아니라 수십여명이 넘는 과 구성원과 호흡을 맞춰야 하고, 보직도 맡아야 합니다. 행정적인 업무능력을 자연스레 갖출 수 있었죠."

성균관의대 초대학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신설의대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았다.

의대 학장을 세 번 연임하면서 신생 성균관의대는 일취월장했다. 대학이 그를 불렀다.

"2003년 2월 20일 성균관대 총장으로 취임했는데 5일 뒤에 의대 첫 학위수여식이 열렸습니다. 제 이름으로 학위증을 주면서 감회가 남달랐죠."

성균관대 재단 인수 이후 대학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던 삼성도 과감한 재정지원을 통해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20년 동안 재단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다시 잘해보자는 대학 구성원들의 의지가 대단했습니다. 자기 분야에 대해 공부해 보자, 한 번 해 보자는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과감한 투자와 구성원들의 해 보자는 열정이 결합되면서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한국형 로스쿨사업·2단계 BK21사업 등에 잇따라 선정됐다. 글로벌 시대를 주도할 미래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사학명문의 꿈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1996년 92편에 불과했던 SCI논문은 2009년 2200편으로 늘어났다.

"대학의 발전 방향이 과거에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종합대학에서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학문분야를 아우르는 융합은 새로운 비전과 도전을 위한 창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서 총장은 "대학 고유의 교육·연구에 충실하면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제도개혁과 혁신은 대학교육의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서 총장은 이미 2009년 2월말 의대 교수로서 정년을 맞았다. 8년 동안 짊어졌던 총장의 짐도 내년에 내려놓기로 했다.

"돌이켜 보면 순환기내과 의사로 환자를 볼때 가장 보람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밤낮없이 응급실과 입원실로 뛰어다니며 환자를 돌보던 젊은 시절이 그립습니다."

서 총장은 "무의촌이 즐비하고, 의료보험조차 없던 한국의료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올라선 배경에는 의료인들의 노력이 컸다"면서 "하지만 적정한 의료수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젊은 의사들의 진료환경이 어려워진다는 소식이 들릴 적 마다 마음이 착잡하다"고 했다.

"교육과 의료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더 큰 것을 요구하고, 국가는 한정된 재원문제로 의료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의료수준을 유지함으로써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서 총장은 "이럴 때일수록 사심없이 단결하고, 의협이 잘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의협도 회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변신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로 남탓만 할 것이 아니라 자주 만나 이야기할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공통의 목표를 위해 마음을 열고, 대화하다보면 통하지 않을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 총장은 "의협이 어려운 젊은 의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현명한 회원들이 힘을 합해 슬기롭게 고비를 넘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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