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총액계약제…임상현실 너무 모른다"
"포괄수가·총액계약제…임상현실 너무 모른다"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10.11.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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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학회 이근영 보험위원장, 보건행정학회서 열변 토해

"행위별수가제가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비용과 인원을 투입해 설립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오랜기간동안 동료 심사평가를 엄격하게 실시해 정화를 해왔기 때문에 행위별수가제는 우리나라 고유의 모델로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근영 대한산부인과학회 보험위원장(한림의대 교수)은 19~20일 광주광역시 무등파크호텔에서 열린 제45회 한국보건행정학회 후기학술대회에서 "진료비 지불제도의 변화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앞으로도 행위별수가제는 지속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 및 26개 의학회 대표들이 신포괄수가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많은 문제점을 발견했지만, 무조건 반대하는 것보다는 제도에 참여해 문제점을 알려주면서 반대하기로 했다"며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면 병원도 살아남아야 하므로 진료패턴이 왜곡돼 그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행위별수가제 하에서 일부 부도덕하거나 과다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심사평가원에서 다 걸러내고 있다"며 "행위별수가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액 관리 못하는 지불제,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반면 이상일 울산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현 수가제도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의료비 총액 관리를 하고 있지 않아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다"며 총액계약제 성격의 지불제도 개편을 주장했다.

그는 "미시적인 면에서도 지불단위로 포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임상의사들은 현 시점을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착륙을 희망하지만, 그렇게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빈도까지 고려해 상대가치 총점을 고정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신 연구위원은 "현재는 상대가치에 환산지수를 곱해 가격을 설정하기 때문에 빈도는 감안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의 수가는 낮은 수준이지만 빈도까지 고려할 경우 낮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수가를 현실적으로 조정한 후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포괄수가제, 의료비 절감 효과 '의문'

이날 신포괄수가제 1차 시범사업을 시행한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 경험에 대한 분석도 발표됐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1년간의 신포괄수가제 시행 자료를 분석한 이상규 단국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포괄수가제에 대해 의료계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며 "외국에선 포괄수가제가 의료비 절감이 아닌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측면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1년간 공단 일산병원의 신포괄수가제 적용건은 3600여건 105억원으로, 행위별수가제로 산정할 경우인 102억원보다 오히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DPC제도를 채택한 일본도 포괄수가제를 의료비 절감 목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결과 입원하는 시점에서 전체 진료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란 애초의 기대는 충족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내과계열 환자의 경우 포괄수가제 대상 환자인지 행위별수가제 대상 환자인지가 질환에 대한 스터디가 끝나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입원하는 순간에는 알 수 없고 심한 경우에는 퇴원한 이후에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신포괄수가제가 환자 부담 일부를 보험자에게 전이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자의 부담이 약 10% 늘고 환자 부담이 약 8% 감소해 신포괄수가제는 보험재정이 감당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G20 정상회의를 치른 한국형 경제개발모형처럼 지불제도도 외국사례를 그대로 들여와 적용하는 것보다는 한국형 모형을 생각해볼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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