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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감염 중년여성엔 암 백신 효과 '뚝'

HPV감염 중년여성엔 암 백신 효과 '뚝'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9.06.0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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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감염 중년 여성에서 효과 90%…감염 여성 포함할 땐 30% 로
회사측 "재감염 예방 효과도 있어"…국내 비용 효과성은 불확실

최초의 암 백신으로 화제를 모은 자궁경부암 백신이 이미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된 여성이 포함된 집단에서는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HPV에 감염되지 않았더라도 25세 이상 여성에 대한 접종 효과는 그 이전 연령대에 접종하는 것만 못했다. 

2일 <란싯>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5~45세 여성 1911명을 대상(대조군 1908명)으로 '가다실'(MSD)을 투여한 뒤 평균 2.2년동안 HPV 6·11·16·18형 감염 및 이로 인한 질환 발생을 비교한 결과, 90.5%에서 백신의 효과가 나타냈다.

하지만 이같은 효과는 과거에 HPV 6·11·16·18형 감염으로 인한 자궁경부 질환을 앓은 적이 없고, 백신 접종 후 7개월까지 HPV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1년내 기본 3회 접종을 모두 마친 여성만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로만 한정된다(1615명).

이는 HPV 감염으로부터 '순수(naive)'한 여성이 3회 풀 접종을 시행했다고 해도, 현재 허가사항에 따른 접종 대상 보다 나이가 많다면 HPV 6·11·16·18형에 있어서도 100%의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유효성 분석 대상 집단에 3차례 접종을 모두 실시하지 않았거나, HPV에 이미 감염된 사람을 포함시켰을 경우(1886명) 백신의 효과는 30.9%로 떨어졌다. 3차례 접종을 모두 실시하지 않은 여성만 포함시켰을 때는(1841명) 74.6%로, 이미 감염된 사람을 포함시켰을 경우 백신의 효과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연구를 진행한 누비아 뮤노스 박사(콜롬비아 국립암센터)는 "이미 HPV에 감염된 여성들이 혼재된 인구 집단에서 30% 정도의 낮은 효과는 청소년에 비해 25~45세 여성에서의 예방 접종의 효과가 더 작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앞으로 비용효과 분석에서 이같은 내용이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백신을 판매하는 회사 측은 백신이 두 종류 이상의 HPV 유형의 감염을 예방하기 때문에 한 유형의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다른 유형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HPV에 감염됐다가 자연 치유된 뒤에 재감염되는 사례가 적지 않고, 자연면역으로 인한 면역반응은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비용'. 현재 자궁경부암 백신은 기본 3회 접종당 45만원(서바릭스)~54만원(가다실) 선이다.

서 경 연세의대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는 1일 열린 국제백신연구소 심포지엄에서 "국내 현실에서 현재의 백신의 가격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는 비용 효과성이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HPV 예방백신에 대한 성명서에서 9~10세에서 13세 사이의 성경험 시작 이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HPV 예방백신 접종을 권고했으며, 이차적으로 이보다 높은 연령대의 청소년으로 접종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년 여성과 남성은 접종 권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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