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벡 '소포체 스트레스' 감소 당뇨 조절…미국 'Diabetes' 게재
백혈병 치료제인 항암제 글리벡이 제2형 당뇨병의 원인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국내연구진이 밝혀냈다. 지금까지 당뇨병은 증상을 치료하는데 머물렀으나 근본적인 원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 개발도 기대되고 있다.
이명식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와 한명숙 박사팀은 항암제 글리벡이 당뇨의 원인인 '소포체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제2형 당뇨병 치료에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메커니즘을 미국당뇨학회지 <Diabetes>(IF 8.3)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글리벡이 제2형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한 것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명식 교수팀은 제2형 당뇨병과 비만에 있어 소포체 스트레스(ER stress)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에 착안, 지질에 의해 발생하는 '소포체 스트레스'가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 베타세포 기능저하 및 파괴(b-cell failure)를 유발함으로써 결국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 교수팀은 이를 토대로 글리벡이 지질손상에 의해 동반된 소포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며 이것이 당뇨병 치료의 주요 기전임을 밝혀냈다.
이 교수팀은 실험용 당뇨쥐에 글리벡을 투여했을 때 혈당이 거의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은 글리벡을 투여한 후에 소포체 스트레스 마커들의 활성이 효과적으로 감소됐으며, 췌장베타 세포 또한 정상화돼 제2형 당뇨병에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는 인슐린 등 혈당을 낮추는 대증요법 치료제로 당뇨병의 원인에 초점을 맞춘 예방 또는 치료제는 전무한 상태"라며 "이번 연구는 글리벡의 소포체 스트레스 경감과 이로 인한 제2형 당뇨병에 강력한 치료효과를 밝혀냄으로써 글리벡 뿐만 아니라 글리벡과 관련된 화합물의 제2형 당뇨병 및 대사성증후군 치료효과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글리벡이 혈당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당뇨병 발병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췌장소도세포 사멸의 억제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며 "근본적인 원인치료를 할 수 있는 신개념 당뇨병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