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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 내가 발견한다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 내가 발견한다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8.06.2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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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선(강서미즈메디병원 소화기내과)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으로부터 우연히 천체 망원경을 선물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1986년에는 핼리혜성을 직접 관측하고, 지금은 개인 천문대에서 광활한 우주속에 떠 있는 여러 행성을 전문적으로 관측하면서 지구에 위협을 줄 수 있는 행성을 찾아내는 것이 꿈인 의사가 있다.

바로 윤홍선 과장(강서미즈메디병원·소화기내과)으로, 1주일에 한번은 꼭 충청남도 직산에 위치한 천문대를 찾아 행성을 관측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우주의 아름다움에 빠진다.

그러나 우주의 아름다움에 빠지는 것도 잠시, 윤 과장은 몇몇 행성들을 집중적으로 관찰하면서 자그마한 변화들조차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화일로 저장을 해 놓는다. 쌓여진 자료를 분석하다보면 과학계에 미처 발견되지 않은 사실을 혹여나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1994년 목성과 혜성이 충돌한 때가 있었는데, 윤 과장은 이 장면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관찰을 한 장본인이다. "목성에 큰 구멍이 생겼는데, 만약 지구와 혜성이 충돌을 했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하지 끔찍하더라구요." 그 때부터 행성사진 촬영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어머니가 사 주신 천체망원경

윤 과장은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집에 큰 화재가 발생한 후 친구들과 놀기보다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혼자보내는 시간이 안타깝게 보였는지 어머니가 구경 5cm인 굴절 망원경을 선물로 사줬다.

그 때부터 달의 표면이나, 태양의 흑점, 목성 주위를 공전하는 작은 위성을 관찰하면서 우주속에 떠있는 행성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또 이 당시 텔레비전에서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란 교양 프로그램이 방송됐는데, 책으로 구입해서 수십 번을 보면서 외울 정도였다.

행성에 한참 관심을 갖게 될 무렵인 1986년. 온 세계를 놀라게 한 '핼리혜성'을 드디어 직접 볼 수 있었다. 의사인 아버지로부터 구경 15cm짜리 반사망원경을 선물받았던터라 잔뜩 기대를 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장면을 촬영하지 못해 실망이 컸다.

윤 과장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구경 15cm 반사망원경으로 곳곳을 누비며 여러 행성을 관측해 보고서도 제출하고 상도 여러 번 받았다. 또 1987년에는 한국아마추어천문협회(KAAA)에 가입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윤 과장은 "본격적으로 행성관측에 관심을 갖고 뛰어들려고 하는데 아버지께서 꼭 의과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하셨어요. 그 뜻을 거절할 수 없어 의과대학에 진학했는데, 그때 아버지께서 사주신 망원경이 다카하시 4인치 굴절식 망원경이었죠." 이 당시만해도 일본에서 어렵게 주문을 하던때라 국내에서는 흔한 장비가 아니었단다.

원형 돔인 '알비천문대'를 만들다

윤 과장은 2005년에는 영동세브란스에서 전임의로 있을 때 개인관측소인 천문대를 만들었다. 충청남도 직산에 친척분이 운영하는 공장 옥상에 돔 형태의 천문대 'APO'(Albireo?s Planetary Observatory)를 세운 것.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행성과 월면의 안시·사진 과측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천문대를 만들면서 망원경도 제대로 갖추게 됐는데 구경 300mm Dall kikham cassegrain 망원경을 일본에서 구입해 들여왔다.

현재 국내 천문동호회인 NadA(Network of Digital Astrophotography)와 국제월면행성관측자협회인 ALPO(Association of Lunar & Planetary Observers) 회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관측한 행성 자료를 보고서로 제출하고 저널에 가끔 실릴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달 표면의 경우 수십 곳을 촬영하기도 하는데, 정밀하게 관측하고 촬영을 하다보면 미세한 변화를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을 보고서로 제출하면 회원들간 많은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된다"며 "어찌보면 취미생활치고는 너무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행성들마다 관측하기 좋은 시기가 따로 있다고 귀띔한다. "화성은 올해 초 관측하기가 좋았고, 목성은 올해 가을, 토성은 내년초에 가장 잘 보일겁니다"

혼자만 보는게 미안해서였을까. 윤 과장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미즈메디병원 식구들과 별을 관측하는 동호회를 만들 계획이다. 이미 병원 식구들이 천문대를 방문한지 오래다.

별보기를 즐겨라

"처음엔 별을 보면서 즐기는게 중요해요. 그 다음 관심이 있으면 전문적으로 장비를 구입해서 관측을 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동호회에 가입을 하면 더 많은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부인도 대학 때 별을 보는 동아리에서 만났고,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매주 천문대를 찾아 별도 보고 우주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눠보고 싶어하는 그는 장마철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단다. 하늘이 맑지 않으면 별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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