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6 17:49 (금)
외래서비스 안하는 공공 의료기관 선보여

외래서비스 안하는 공공 의료기관 선보여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8.01.22 12:3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 서구보건소, 이상적 공공의료 모델 제시
박향 소장 "공공의료 기관의 기능 유연해져야"

광주광역시 서구보건소가 산하 도시형보건지소(서구 상무 2동)를 외래 중심의 기존 운영 모델에서 탈피, 예방·교육 위주로 운영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래를 전혀 보지 않는 것은 물론, 민간 의료기관과 새로운 환자를 연결시켜주는 연계시스템까지 개발하는 등 이상적인 공공의료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공의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의사 출신 보건소장의 역할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박향 서구보건소장은 2005년 12월 산하에 도시보건지소를 만들며 외래를 보지 않기로 했다.

대도시 특성상 주변에 가뜩이나 1차 민간 의료기관들이 많은 상황에서 공공의료기관의 역량을 굳이 외래에 둘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대신 민간 의료기관이 하기 어려운 일에 업무를 집중했다. 고혈압·당뇨 등을 앓고 있으면서 정기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 지역 주민들을 찾아내 지속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교육하고 집 주변의 병의원을 소개해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민간 병의원 원장들을 주민 교육 강사로 섭외해 민간 의료기관의 역할을 직접적인 치료에서 교육 부문까지로 확대시킬 수 있도록 유도했다.

강의에 참여한 의사들과 주민들이 보다 밀접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운영 초창기에는 보건지소에서 진료를 보지 않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서구청 상급자들로부터 돈벌이 사업이 될 수 있는 진료를 왜 보지 않느냐는 압박도 있었다.

하지만 박 소장의 굳은 결심을 바꾸지는 못했다. 박 소장은 외래를 보지 않는다는 말에 발길을 돌린 주민들을 찾아 경로당을 전전하며 새로운 보건지소 운영시스템에 대한 홍보사업에 열중했다.

보건지소 건립에 강한 반감을 가진 주변 민간 병의원에도 새로운 운영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박 소장은 "공공의료를 역할이 바꿔야 한다는 것에 모두 동의하지만 막상 바꾸려는 시도는 쉽지 않았다"며 "지금은 적어도 서부보건소에서 공공 의료기관으로 돈이나 벌어보겠다는 생각은 무식한 소리로 통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지소가 위치한 상황에 따라 직접적인 진료가 필요한 곳도 있지만 보건지소는 물론 보건소의 진료사업 등은 장기적으로 축소를 고려해 볼만 하다"며 "공공의료 기관은 민간이 할 수 없는 공공 의료적인 부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조선의대를 졸업(1991년)하고 2000년부터 서구 보건소장으로 역임해 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