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6 11:34 (금)
세계미세재건수술학회 유치를 꿈꾸며…

세계미세재건수술학회 유치를 꿈꾸며…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7.07.19 09:2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상현(대구강남병원 우상현수부외과 및 미세재건수술센터 의무원장)

지난 6월 2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4차 세계미세재건수술 학회가 개최됐다. 이 학회는 미세수술 분야 학회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로 2년마다 열린다. 바쁜 일상에서 먼 유럽의 도시까지 일주일의 긴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지만 미세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필자로서는 반드시 참석해야 할 의무감(?)으로 모든 것을 제쳐두고 출국했다. 필자는 엄지 손가락의 재건을 위해 엄지 발가락 일부를 전이하는 수술 방법과 동맥화 정맥 피판을 이용한 손의 재건술에 대한 두 편의 논문을 구연 발표했다.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다시 그리스 아테네 행 비행기를 갈아 타고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 집에서 출발해 꼬박 24시간이나 걸렸다. 지난 2005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4차 학회의 진행 미숙을 교훈 삼아 학회 집행부에서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다. 미세수술과 재건수술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가진 전문가들이 거의 참석해 학회를 빛냈다. 한국에서는 10여명이 참석했다.


가장 흥미 진진했던 분야는 임파선과 정맥을 문합해 암 수술 후 발생한 심한 임파 부종이나 원인 모를 상하지의 임파 부종을 치료하는 것이었다. 이 수술은 일본 동경대학 성형외과의 고시마 교수에 의해 super-microsurgery 혹은 ultra-microsurgery로 명명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임파선을 연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리라고 여겨졌기 때문에 미세수술을 하는 의사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유방암 절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하는 팔의 심각한 임파부종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엄지 손가락의 재건을 위한 엄지 발가락의 전이술을 시행할 때 특정한 주 혈관 동맥 없이 엄지 발가락의 발톱 주위에서 박동이 있어 보이는 이름 없는 가는 동맥을 박리해 엄지손가락으로 옮기는 수술도 관심을 모았다. 이외에도 연부조직 재건을 할 때 천공지 피판을 혈관경을 짧게 박리해 수혜부의 천공지 동맥과 정맥에 연결하는 수술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새로운 경향은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이 피판의 공여부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세수술 의사들의 노력으로 수혜부 역시 피부 어디든지 절개 후 발견되는 가는 동맥과 정맥을 피판 전이에 이용하는 것이 현실화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요골 동맥·족배부 동맥 등 중요한 동맥들을 반드시 찾아 그 혈관들을 다시 굵은 동맥과 정맥에 연결해야 피판의 생존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과는 다른 차원의 수술인 것이다.


이번 학회를 계기로 빡빡한 수술 일정과 많은 환자를 진료하느라 논문 작성과 새로운 수술 시도에 대한 공부가 많이 소홀했음을 반성하게 됐다. 같은 수술이라도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공부하면서 좋은 수술 방법을 찾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꼭 집고 넘어 가야 할 것이 바로 세계미세재건수술 학회의 한국 개최에 관한 것이다. 창립총회 및 제1차 학회는 대만, 2003년 독일, 2005년 아르헨티나, 2007년 그리스를 거쳐 이제 2009년 학회는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세수술 수준은 거의 세계 정상에 있지만 학회 정회원은 필자를 포함해 10명 남짓이다. 지난 2002년 아시아·태평양 수부외과학회를 개최한데 이어 오는 2010년에는 국제수부외과학회(IFSSH)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아직 학회 차원에서 세계미세재건수술학회 개최에 대한 정보와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 대한미세수술학회와 회원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