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의료 정보의 활용 <9>

70∼80년대 포크송 가운데 '길가에 앉아서'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가방을 둘러 맨 그 어깨가 아름다워~ 옆모습 보면서 정신없이 걷는데, 활짝 핀 웃음이 내 발걸음 가벼웁게 해…" 이렇게 이어지는 노래인데 가수 김세환씨의 목소리가 지금 들어도 참으로 다정하게 느껴지는 순수한 감성의 곡이다. 그런데 가방을 둘러 맨 어깨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상황들이 있다. 대학 입시 준비에 지친 고등학생이나 재수생들의 무거운 가방 맨 어깨가 그러하고, 대학생들 가운데서는 특히 의대 본과생들이 두툼한 텍스트들을 둘러맨 어깨가 그러할 것이다. 꼭 공부 못하는 녀석이 가방 무겁게 들고 다닌다고 핀잔들을 주기도 하지만 다 안쓰러워 하는 얘기일 수 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갈수록 의학 텍스트들과 매뉴얼은 시디롬 형태로 부가적으로 제작되어 나오고, 인터넷 상으로도 역시 많은 chapter들이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업로드 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야 출판시장, 그것도 의학출판 시장이라는 것이 대단히 협소하다 보니 공을 들여 글을 쓰는 저자들은 시디롬으로 컨텐츠를 배포한다는 것을 결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저작권 표시에도 NEVER 아랑곳 하지 않는 복사맨들이 얼마나 많은가!), 십 수회의 edition을 거친 저명한 해외 원서들은 정말 과감하게도 그렇게 가고 있다. 종합 텍스트 사이트도 나오고 있는데www.MDconsult.com을 예로 들 수 있다. 꼭 종이로 봐야만 공부가 된다는 세대가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지만 하여간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랩탑과 시디롬만 들고 다니면 어지간한 문제는 해결되는 그런 세상에 우린 살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의학 텍스트들 가운데 오프라인으로 이미 유명한 출판물들은 대부분 당연히 유료로 서비스 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복사비는 아깝지 않지만 인터넷에 지불하는 비용은 대단히 아까워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번에도 역시 괜찮은 무료 텍스트 사이트를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바로 eMedicine.com이다. 혹시 응급의학(Emergency Medicine) 사이트냐고 물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여기에서의 e는 electronic의 약자이다. 따라서 다양한 전문과목들의 의학 텍스트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셔야 한다.

이곳 웹사이트에서 정리한 순서대로 나타내자면 Dermatology, Emergency Medicine, Hand Surgery, Internal Medicine, Neurology, Orthopedic Surgery, Ophthalmology, Otolaryngology and Facial Plastic Surgery, Plastic Surgery, Pediatric Medicine,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Psychiatry, Radiology, Sports Medicine, Surgery - 이렇게 총 15개 분야의 내용들이 정리되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토픽들이 점점 더 추가되고 있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점은 각 구성 chapter들을 살펴보았을 때 레퍼런스들이 좀 오래된 것들인 듯하여 새로운 내용의 반영이 다소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글의 볼륨으로 보나 구성으로 보나 틈틈이 공백시간에 체계적인 리뷰 형태의 텍스트글을 읽고 싶다라면 eMedicine.com이 어느 정도 충분한 값어치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지나 CME는 유료로 서비스되고 있지만 전체 과목들의 각 topic들은 무료로 리뷰가 가능하다.

의대생이나 수련의, 개원의 들을 위한 텍스트 사이트들은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달 덕에 앞으로 계속해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둘러 맨 가방이 충분히 작고 가벼워야 그 어깨도 잘 드러나 아름다워 보일텐데 정말 그러한 아름다운 어깨들이 많아질 수 있게 환경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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