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제근(서울대 명예교수)
사람의 생명을 수정(fertilization)된 때부터라고 할 때 이때부터 출생(birth)시까지의 기간을 임신기간 혹은 재태기간이라 하며 영어는 gestation(al) period이다. 영어로 birth는 산모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를 낳는 것이기 때문에 출산 혹은 분만이고, 태어나는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모체에서 나오는 출생이다.
따라서 birth trauma는 분만외상, birth pain은 분만통증이지만, birth certificate는 출생증명서, birth weight는 출생체중이라고 한다. 출생을 기점으로 하여 그 전에 있었던 일과 관계된 것을 prenatal, congenital, inborn 혹은 innate라 하는데 우리는 이것을 출생 전 혹은 선천성으로 부른다. 이에 대하여 출생한 이후에 관한 것을 출생 후(postnatal), 후천성(acquired)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생전(生前)과 생후(生後)는 의학용어로 쓰지 않으며 그 의미는 생전은 “살아온 동안”을 생후는 “태어난 이후”이다. 한편 선천적으로 배아 혹은 태아가 정상을 벗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즉 자궁내에서 일어난 이상을 통틀어 선천이상(congenital anomaly)이라 부르며 이것은 출생시 이미 이상 즉 완전치 못한 결함(defect)이 있다는 의미에서 출생결함(birth defect)이라고 한다.
Defect는 결손이라고도 쓰고 있는데 결함이 온전치 못한 것을 의미하는데 대하여 결손은 축이나 모자라는 것을 의미(금융결손, 결손처분 등)가 있기 때문에 의학용어로는 「결함」을 권장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심실사이막결손(ventricular septal defect)등 조직의 일부가 없어진 것 같은 기형은 결손으로 쓰고 있다. 선천이상이나 출생결함은 모두 같은 의미이며 여기에는 모든 종류의 병적상태가 포함된다.
이중에는 기능적이상(functional anomaly)과 형태학적이상(morphologic anomaly)이 있는데 전자에 속하는 것이 혈우병, 포도당육인산화효소결핍 등으로 형태이상이 없는 것이고 후자는 구조적 이상을 보이는 무뇌아, 심실사이막결손 등으로 이런 것을 선천기형 혹은 그대로 기형(malformation)이라고 한다. 참고로 선천성 구조이상 중에서 그 원인이 자궁내 기계적 힘에 의하여 신체의 일부 모양이나 위치가 변하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기형과 구별하여 변형(deformation)이라 한다. 양수과소에 의한 정강뼈가 휘거나 척수의 병터에 의하여 근육이 발달되지 않아 생기는 관절굽음증(arthrogryposis) 등이 좋은 예이다.
한편 파열(disruption)은 이차기형(secondary malformation)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워낙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있던 개체에서 어떤 장기적 전체나 혹은 일부분, 혹은 신체의 큰 부분이 외인적 인자(extrinsic factor)에 의하여 파열되어 생긴 형태의 결손을 의미한다. 이것은 변형과 달리 기형이다. 이와 같이 기형, 변형, 파열에 대한 진단 또는 해석에 관여하는 임상유전학의 분야를 이상형태학(dysmorphology)이라고 하며 기형의 형태학적 연구를 기초로 하여 생화학, 유전학, 실험형태학 등을 취급하는 학문분야를 기형학(teratology)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