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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문학과 의학

화제 문학과 의학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4.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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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간판인 문학과 응용과학의 대표인 의학이 만났다.이질적으로 보이는 두 커플의 동거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2003년 9월 연세의대는 우리 의학교육계에서는 보기 드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본과 3학년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문학강좌를 개설했던 것.이에 앞서 의협신문과 공동기획 아래 '문학과 의학' 시리즈를 본지에 지난해6월부터 28회를 연재했다 .

'의학과 문학'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문학과 의학의 창조적 만남의 성과를 오롯이 모아놓았다.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고 이론적으로는 복제 인간까지도 가능한, 거침없는 첨단의학의 시대에 왜 의학은 새삼 문학
에 손을 내미는가?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대의학의 가장 취약하고 공격받고 있는 부분은 아마 의학이 '인간성'을 상실했다는 부분일 것이다. 인간을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파악하지 않고 치료받아야할 개체로서만 다룬다는 현대의학에 대한 반성은 의학교육계 쪽에서 문학을 수용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미국은 1960년대 의학교육이 너무 자연과학 위주의 기술교육에 치우치고 의학의 인간적 측면을 소홀히 다룬 불균형을 바로잡고하는 운동이 일어나 95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의대의 3분의 1 이상이 문학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학교육학과, 인문의학과, 사회의학과 같은 새로운 과가 생겨나고 연극과 예술 계통 과목을 의대생에 가르침으로써 의과대학생들의 인문학 접촉을 활성화하고 있다.더욱이 문학과 의학은 새로운 분과학문으로 성장해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창조적으로 접목된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책에 나온 글은 의과대학에서의 문학의 효용성, 신화에서 SF까지 의학적 상상력이 펼쳐진 작품, 의사이면서 동시에 작가로서의 삶을 산 의사작가들, 의사의 윤리·인간의 삶과 죽음 등 세상에서 의학이 사는 방식, 세계문학 속의 의학 등 큰 주제 아래 인문학자와 시인, 소설가,의사, 과학자 들이 힘을 보태 결실을 맺었다.

2000년 의료대란을 겪으면서 의사들이 일반 국민과의 의사소통에서 갑갑함을 경험했다면 의학에서 왜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이 요구되는가를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의학은 문학을 만나서 의학 본연의 실체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책머리의 지고지순한 명제까지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사회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의 소도구로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환기돼야 하며,이 책의 시도는 이러한 각성을 깨닫게 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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