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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올라운드 플레이어 '베스트9'

[특별기획]올라운드 플레이어 '베스트9'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4.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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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인사이드(2)-학술국

"학술 한 번 하시죠?"


의약분업, 건강보험 등을 주관하는 정책부서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정진택 국장 휘하의 남자 넷, 여자 넷 팀원들은 대한민국 의학의 기초를 세우는 일에서 부터 의학교육 진흥, 의사들의 평생교육을 통한 전문성의 향상 등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만은 타 부서에 뒤지지 않는다.

가끔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대한민국 국정원의 알 듯 말 듯한 이 캐치프레이즈를 "음지에서 일하고 여전히 음지에 남아있다"는 말로 패러디해 자신들의 처지(?)를 위로하지만 그렇다고 기 죽어 있는 기세들은 아니다. 정진택 국장은 학술국의 업무 중 의학용어제정을 예로 들며, "용어의 정의야 말로 의사국가시험에서 부터 의료행위 까지 대한민국 의학, 의료의 초석을 놓는 일"이라는 설명으로 팀원들의 자부심을 대신 표현했다.

정 국장은 보건대학원 출신 답게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이해가 깊어 기획실· 보험국 등 의협 메인 포스트을 거쳐 지난 6월부터 학술국을 책임지고 있다. 정국장은 발령을 받으면서 "한 숨 돌리려 했던 자신의 예측과는 완전히 빗나갔다"는 말로 학술국 업무가 많음을 강조했다.

자격시험에서 평생교육까지...

교육평가팀은 연수교육과 전문의자격 시험, 그리고 전문직으로서 의사의 책무성을 다 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연간 평점 및 교육기관 관리를 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김준기 팀장은 "보통 매년 11월에 차기년도 연간 교육기관 계획서를 접수, 이를 승인하는데 이후 추가교육계획이 많아 들어와 행정업무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한다. 295개 교육기관에서 시행하는 교육프로그램 건수만도 3,200건. 연수교육 대상자는 6만9,824명. 이들이 각각 일년에 취득해야 하는 연수평점이 8평점이니 줄잡아 56만 평점을 일일이 입력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허혜진 팀원은 "복잡다기한 일은 아니지만 연간 계획외에 추가 계획도 1주일에 보통 40건이 들어와 손이 많이 간다"고 귀뜸한다. 전문의자격시험은 성낙준팀원 몫. 시험계획 수립에서 부터 매년 9월초 복지부에 승인요청을 하고 10월 승인이 떨어지면 응시원서 접수, 응시자격 심사, 고시실행위원회 개최, 수험표 교부, 문제 인쇄, 문제 선택작업, 자격증 수령 등 그야말로 공정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 3월초 쯤 돼 자격증 교부까지 끝나면 숨가쁘게 돌아가던 전문의자격시험의 일정이 막을 내리지만 이후에도 평가회, 문제정리작업 등 일년농사 준비에 바쁘다.

특히 시험이 본격화되는 11월부터는 잦은 야근에 1월 한달은 꼬박 외박을 해 몸도 괴롭지만 시험 출제 부터 시험 당일까지 보안문제에다 혹 시험과 관련해 불미스런 일이 발생할까 노심초사해야 한다. 최근엔 원서 교부시 하는 의무적 회비 징수에 대해 수험생들의 민원이 간혹 제기되고 있어 실무자들은 의협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까 걱정이란다. 성 팀원은 시험출제 장소니 보안문제 등을 들며, 의협 자체 연수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김영표 팀원은 한국의학교육협의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 등의 업무 지원을 맡고 있다. 이들 의학교육관련 단체들이 사무처를 운영할 형편이 못돼 예전부터 의협에서 이들 단체들의 업무지원을 해오고 있는 것이 오래된 관행. 이들 3개 기관을 한사람이 업무지원하는 것은 사실 벅찬 일이다. 그러나 의사양성의 핵심인 '의학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만은 남달랐다.

학술대회 및 용어제정 눈코 뜰새 없어

학술진흥팀은 지난 6월 이후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부서중 하나다. 의사국 소관의 의료사안, 기획실 소관의 국제학술대회 지원업무가 직제개편이후 넘어와 있고 여기에 종합학술대회, 각종 학술상 시상, 기초의학진흥기금, 의학용어제정 등 기존 업무로 그야 말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참고로 학술진흥팀에는 의협 내 최고령 비혼여성 2명(팀장과 홍남지 팀원)이 있는데 이성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모두 일에 쏟아 붓어 최고령 비혼의 영예(?)를 안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성미 팀장은 과거에는 의사협회지 발행만을 맡았으나 직제 개편후 팀장까지 맡으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팀장으로 관련 업무를 코디네이트하다보니 협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또 행정적인 일에도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협회지 발행 업무로 외근이 잦다보니 업무 집중화가 힘들다는 애로점을 토로한다.

현재 학술진흥팀은 올해 기초의학진흥기금이 기초의학학술상으로 바뀌어 내년 시행을 앞두고 관련 규정 개정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4억9천여만원의 기금으로 운용되는 기초의학진흥기금은 이자율 하락으로 자본 잠식 직전에 있어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의학용어제정은 2003년 의학용어집 4집이 나왔고, 2008년 5집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달 30일에는 5만여개의 필수의학용어 정리를 위한 공청회가 계획되어 있다.

이 팀장은 최근 협회지에 대한 회원 의식 설문조사 결과 '편집방향에 만족하고, 많이 읽는다'는 답변이 나와 담당자로서 큰 보람을 느꼈단다. 2005년 종합학술대회를 앞두고 6월엔 사무국이 출범한다. 학술대회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23~24세기의 미래사회를 느낄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로 한국의과학신기술 개발 및 발명품 20선, 보완의학 및 치료보조재 표준 처방지침 등 야심찬 프로젝트를 기획중이다.

김용주 팀원은 의협에서 가장 핸섬하다는 이유(?)로 2000년 의약분업의 부당성을 홍보하는 포스터 모델로 선발된 적이 있어 아마도 회원들에게 가장 낯이 익을 인물. 임은애 팀원과 함께 담당하고 있는 의료사안은 의료사고 시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법원이나 기타 행정기관에서 의뢰하는 내용을 학회에 문의하고 회신처리하는 일. 연간 1,800여건을 처리해야 하는데 매일 전화로 상대해야 하는 민원인 전화만도 100여통에 달해 1년 365일이 짧을 정도다.

김 팀원은 "현재 자문료가 법원에서만 나와 나머지 행정기관들의 민원까지 이 비용으로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자문의사들에게 정당한 보수를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각 학회별로 심사위원회가 공식적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심사비 지급의 지연으로 민원처리가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2개월로 지연돼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말한다. 민원인들이 협회로 직접 오는 경우도 회신지연이 큰 이유라며, 의협 차원의 예산·인력지원를 소망했다. 정 국장은 "김 팀원이 민원인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학술국으로 이 업무가 넘어온 이래 큰 소리 난 적이 한번도 없다"며 은근히 자랑했다.

김영숙기자 kimys@k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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