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용어 큰 사전'이 출간됐다．
77년 이후 의사협회에서 나온 의학용어집만 이미 4집을 넘는 판에 또 무슨 의학용어집이냐고 따져 물을 사람도 있을 법한 일．그러나 이미 나와 있는 의학용어집들이 한영 또는 영한으로 단어를 명명한 것과 달리 '의학용어 큰 사전'은 용어정의 및 그 용어의 뜻을 풀어 썼다는 차이점이 있다．

예컨데 'aptoptosis'는 일반 의학용어사전에서는 '세포자멸사, 아포푸토시스'로 표기했다．그러나 이번 사전에는 세포자멸사 표기에 이어 "합목적적으로 발현되는 프로그램된 세포사를 말한다． 종래에는 세포사란 괴사 즉 화상 등으로 인하여 한무리의 세포가 죽는 것으로 이해되었으나 72년 Kerr, Wyllie, Currie의 세 병리학자가 형태적으로 명백하게 다른 또 하나의 세포사를 발견하고 이를 아포푸토시스라고 정의했다．(이하 중략)"는 해설을 붙여 용어의 명명법 뿐 아니라 그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풀이했다．

지제근 서울의대 명예교수는 "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집 제3집 개정작업에 참여해 영문 의학용어에 대한 우리말 대응용어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용어의 정확한 뜻풀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어 2001년 제4집 출간을 계기로 우리말 의학용어가 정착되는 것을 실감하면서 우리 의학용어에 대한 해설사전이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해 이 책를 완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주관으로 4집까지 지속적으로 우리말 의학용어집을 제정해온 것이 결국 의학용어 큰 사전의 밀알이 된 셈이다．
이번 사전은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 1~3집 용어를, 개정된 제4집 용어와 함께 수록함으로써 의학용어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또 표제어 중 의협 용어제정 실무위원회가 추천한 중요 핵심 용어(의학국시 및 전문의 고시 기출·예상용어) 을 적색으로 강조 했으며, 또한 두 단어 이상의 복합표제어는 이름씨 표제어를 정해 청색으로 표기하여 부표제어로 삼아 키워드 중심의 용어학습 및 논문 작성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한편 한영편에선 신·구 한글용어를 모두 수록하여 옛 용어만 알고 새용어를 모르는 경우에도 그에 해당하는 영어용어를 찾아 해설을 구할 수 있도록 했으며, 부록편에서는 필수 의학약어를 엄선해 수록했다．2,000여컷의 컬러사진과 삽화, 화학구조식이 함께 수록돼 용어의 의미와 해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