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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교수 사직 또 나왔다…충북대 심장내과

'의대 증원' 교수 사직 또 나왔다…충북대 심장내과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3.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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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대환 교수 "정부·총장들의 생각없는 행태 분노"
충북대, 의대 정원 1차(170명)보다 큰 250명 제출 보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여파에 따른 교수들의 사직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바이탈과'라 불리는 필수과 교수 사직만 두 번째다.

"심장내과의 꿈을 가지고 살았던 14년의 시간, 모래알 사이사이를 단단하게 고정해주고자 지냈던 심장내과 전문의로서의 3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배대환 충북의대 심장내과 교수 [사진=충북대학교병원] ⓒ의협신문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사진=충북대학교병원] ⓒ의협신문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개인 SNS를 통해 4일 '사직의 변'을 통해 사직의사를 밝혔다. 윤우성 경북의대 혈관외과 교수에 이어, 또 다시 비수도권·필수과 교수의 사직 의사 표명이 나온 것이다.

배대환 교수는 "더이상 필수의료를 하지 않겠다는 인턴, 전공의 선생님들이 사직을 하고 나간다고 하는데 사직하는 것을 막겠다고 면허정지 처분을 하는 보건복지부의 행태나 교육자의 양심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총장들의 생각없는 의대 정원 숫자 써내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근거도 없는 무분별한 2000명 증원은 분명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가속화 할 것"이라면서 "필수의료 강화라고 하는 지원은 의미 없는 단기 정책에 불과하다. 혼합진료금지는 말그대로 의료 이용을 더 늘리고 의료민영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필수의료 멸망 패키지의 총아임에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직이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에 대한 반발, 그리고 정부의 젊은의사들에 대한 강경 대응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심장내과 전문의 꿈을 가졌던 계기로는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이 좋아져서 퇴원하는 모습을 보고 이끌렸다"며 "심장이 아예 안 뛰어서 에크모가 단 1초라도 돌아가지 않으면 바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정상으로 회복할 때까지 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처치하고, 회복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에크모를 제거하고 외래에 내원했을 때 그 기쁨은 아마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감정일 것"이라고 전했다.

배 교수는 사직의 변을 올리기 직전 '충북대학교가 의과대 정원을 현재 49명에서 250명으로 5배가 넘는 인원을 신청했다'는 언론 보도를 포스팅하면서 비판글을 남기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충북대학교는 4일 의대 정원 250명 증원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 1차에 신청한 170명을 크게 웃도는 숫자다.

배 교수는 "선생님들의 면허를 정지한다고 하는 보건복지부의 발표와 현재 정원의 5.1배를 적어낸 모교의 총장의 의견을 듣자니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 중증 고난도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더 남아 있을 이유는 없어 사직하고자 한다. 동료들과 함께 진료를 이어나갈 수 없다면 동료들과 함께 다른 길을 찾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사직의 변

저는 지방에서 심장내과를 전공한 의사입니다. 이제 막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독립하여 근무한지 3년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심장내과 의사입니다.

제가 심장내과의 꿈을 가졌던 것은 2010년 본과 2학년 쯤으로 기억합니다. 2011년에 심장내과 PK 실습때 심장내과 교과서인 Braunwald's heart disease 9판을 들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최신판이 12판이던가요? 처음에는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이 좋아져서 퇴원하는 모습을 보고 이끌렸지만 인턴이 되고 내과 전공의를 하면서 그 이외의 것들에 눈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지금 심장내과에서 주로 하는 심부전, 심장초음파, 심장중환자진료는 심장내과 최전선에 있다기 보다는 후방에서 든든하게 지원사격을 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관상동맥중재술 하시는 선생님들의 급성기 치료의 희열이 있기도 하지만 제가 하는 심장내과 영역중 심장중환자 치료 역시 그러한 희열이 있습니다. 심장이 아예 안뛰어서 에크모가 단 1초라도 돌아가지 않으면 바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환자들의 힘으로 정상으로 회복할때까지 어떻게든 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처치하고 회복될때까지 기다렸다가 에크모를 제거하고 외래에 내원하였을 때 그 기쁨은 아마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감정일 것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크게 인기도 없고 많이 하지도 않은 심장내과 그중에서도 심부전, 심장중환자 파트를 선택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병원이 중증심부전의 완결치료인 심장이식, 좌심실보조장치를 할 날을 꿈꾸며 일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마 근거도 없는 무분별한 2000명 증원은 분명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가속화 할 것이며, 필수의료 강화라고 하는 지원은 결국 밑독 빠진 항아리에 물 좀 더 넣어주는 의미 없는 단기 정책에 불과하며 혼합진료금지는 말그대로 의료 이용을 더 늘리고 의료민영화에 한발짝 더 다가가는 필수의료 멸망 패키지의 총아임에 분명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알고 더이상 필수의료를 하지 않겠다는 인턴, 전공의선생님들이 사직을 하고 나간다고 하는데 사직하는 것을 막겠다고 면허정지 처분을 하는 보건복지부의 행태나 교육자의 양심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총장들의 생각없는 의대 정원 숫자 써내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길이 없습니다. 
현대 의료는 절대 혼자만의 힘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없습니다.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려면 더 많은 동료들과 같이 머리를 맞대고 치료를 행해야합니다. 그러한 동료는 최근에 여러 뉴스에 나온 증권가 임원, 이미 교사로 활동하는 분들이 의대에 들어온다고 동료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같이 병원에서 부딪히며 일해온 인턴, 전공의, 전임의 선생님들일 것입니다.

이러한 선생님들의 면허를 정지한다고 하는 보건복지부의 발표와 현재 정원의 5.1배를 적어낸 모교의 총장의 의견을 듣자니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 제가 중증 고난도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더 남아 있을 이유는 없어 사직하고자 합니다. 심장내과의 꿈을 가지고 살았던 14년의 시간, 모래알 사이사이를 단단하게 고정해주고자 지냈던 심장내과 전문의로서의 3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동료들과 함께 진료를 이어나갈 수 없다면 동료들과 함께 다른길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3월 4일
배대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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