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5-29 17:03 (수)
'피안성' 인기 넘은 정신과…선배 전문의가 본 비결?

'피안성' 인기 넘은 정신과…선배 전문의가 본 비결?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12.12 20:35
  • 댓글 2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낙인'은 옛말? 젊은 층 중심, 심리적 경계 낮아져
코로나 수요 급증·정부 정책 긍정 신호 "입원환자 수요는 글쎄"

ⓒ의협신문
[이미지=pixabay]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을 뛰어넘었다"

2024년도 전반기 전공의 1차 모집이 뜨거운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이번 모집에서 가장 큰 조명을 받은 과는 '정신건강의학과'. 대표 인기과인 피부과·안과·성형외과를 제치고 당당히 1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2022년 138% △2023년 159%의 지원율 기록했다. 올해는 무려 178.9%를 기록, 안과(172.6%)와 성형외과(165.8%)를 가볍게 제쳤다.

인원 수로 보면, 정신건강의학과는 모집정원 142명에 총 254명의 전공의가 지원했다. 올해 총 지원자는 3588명이었는데 100명 중 7명꼴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길을 희망했다는 얘기다.

수도권에서의 경쟁은 더 치열했다. 내년 수도권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1년차 모집 정원은 총 77명이었는데 160명의 전공의가 몰렸다. 지원율로 무려 207.79%를 기록했다.

2024년도 전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 [제공=보건복지부] ⓒ의협신문
2024년도 전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 [제공=보건복지부] ⓒ의협신문

정신건강의학과의 '뜨거운 인기'. 선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본 이유는 뭘까.

가장 첫 번째 이유로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꼽혔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벽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는 의견이다.

권준수 서울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과거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낙인' 등을 우려하는 등 조심스러운 측면이 컸다"며 "지금은 비교적 거리낌이 없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환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자들의 심리적 경계가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승준 연세하늘병원장(의정부시)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접근도가 상당히 좋아졌다"며 "이러한 변화는 2,30대에서 크게 일어났다고 보인다"고 짚었다.

젊은 층의 인식 변화는 '미래 진료 수요'에 긍정적 신호.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전공의들에게 매력적인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신건강의학과의 인기가 '필수과' 기피로 인한 반등 효과라는 진단도 어김없이 나왔다.

권준수 교수는 "젊은 층 사이에서는 굳이 힘든 수술(관련 과을 택할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큰 것 같다. 정신과에서는 아무래도 수술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큰 것 같다. 실제로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닌데 '편안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정신건강의학과와 함께 마취통증의학과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에 대해서도 "환자를 직접 대면할 때 오는 스트레스가 적다는 이유가 클 것"이라면서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고싶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노성원 한양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역시 "정신과를 택하는 이유가 워라벨이나 응급상황에서 비교적 덜 어렵다는 인식이 큰 것 같다"며 "특히 외래 수가가 면담 시간별로 세분화되는 등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정책 기조가 한 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공의 모집 마감 하루 전이었던 5일 대통령 직속 위원회인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를 설치했다. "정신 건강에 관한 새로운 인프라 도입과 예산 반영을 적극 추진해주길 바란다"는 주문도 함께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까지 8만명, 임기 내 100만명을 대상으로 전문 심리상담을 정부에서 지원하고, 청년을 대상으로 격년마다 정신건강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다.

오승준 원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 의지도 상당 부분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전반적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정신과 외래 수가에 대한 지원이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 높아진 '인기'에도 불구, 입원 환자 진료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바닥을 칠 거란 우려도 나왔다.

노성원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높은 인기에도 불구, 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 수요는 지금도 극히 낮다"면서 "워라벨을 추구한다면 향후에도 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는 아무도 보지 않으려고 할 것 같다. 이에 대한 수요는 최근 꼽히는 '위기과' 만큼이나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