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조문
주검 앞에 조아리는 눈꼬리를 묻는다
위로의 말 한다는 게 안부를 묻는다
답배가 끝나자마자 담배를 꼬나문다
위장이 쓰리다며 쓰리고를 외친다
할 말 더 없다는데 문어를 또 시킨다
살그래 눈 문지르며 남은 자여 살거라
씹다 던진 핸드폰에 욕설이 일어선다
향불은 사그라져 조화가 바닥이다
조객은 물이 빠져서 더 차지는 않는다

▶경북 봉화제일의원장/<월간문학> 등단(2018) <좋은시조> 신인상 등단/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시조집 <혀>
최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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