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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앞에 선 의사들 "판결 무효까지 싸운다"

대법원 앞에 선 의사들 "판결 무효까지 싸운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01.0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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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뿐 반발 행보…이번엔 '대표자회의·규탄 기자회견'
대국민 홍보·불법 한방 피해신고 센터·법적 대응 등 논의
"서울중앙지법 현명한 판단 촉구…한의사 불법 의료 대응 총력"

의료계 대표자들은 1월 7일 대법원 앞에서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무죄' 결정을 내린 대법원 판결을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의료계 대표자들은 1월 7일 대법원 앞에서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무죄' 결정을 내린 대법원 판결을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무죄' 결정을 내린 대법원 판결을 두고 의료계 대표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대표자들은 긴급회의를 통해 대책을 논의한 직후 대법원으로 이동, 규탄 기자회견장에서 성명을 발표하며 강력 대항 의지를 피력했다.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지역·직역 단체 릴레이 성명, 대법원 앞 릴레이 1인 시위, 대국민 '부당 판결' 광고 진행, 의협회장 삭발 시위에 이어 대표자 긴급회의 및 규탄 기자회견까지 숨 가뿐 '반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1월 7일 토요일 의협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대응 의료계 대표자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는 비공개로 이뤄졌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인사말에서 "공명정대한 판결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수호해야 할 대법원이 이러한 판결을 한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한의사의 무분별한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묵인한 불공정 판결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1월 7일 토요일 의협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대응 의료계 대표자 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는 1월 7일 토요일 의협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대응 의료계 대표자 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비전문가의 무분별한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우리 사회 전반에 공중보건위생상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백한 상식이고 정의"라며 "면허 범위 이탈 행위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회원 권익을 넘어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보건의료 전문가로서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박성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역시 "예상치 못한 대법원 판결에 분노와 상실감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집행부가 기획할 여지가 적었다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우리 모두는 대표자들이기에 회원들에 미안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대법원 판결이 예상치 못했듯 예상치 못하게 판결을 뒤집을 수도 있다. 쉽지 않은 일이고, 머나먼 길이 될 수도 있다"며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의학과의 오랜 갈등과 분쟁을 말끔히 씻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대법원 판결에 허점, 틈새를 공략해 판결을 뒤집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하는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발언하는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대표자들은 대책회의를 통해 대법원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는 대국민 홍보 강화 및 불법 한방 피해신고 센터 운영, 법적 투쟁·대응 지속, 범의료계 대책기구 구성 등을 논의했다.

대표자 55인, 대법원 앞 규탄 목소리 높여…대의원회 비판 성명도 채택

대책 회의를 마친 대표자들은 대법원 앞으로 이동, 규탄 성명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회의로 어둑해진 대법원 앞. 55인의 대표자들은 '한의사 초음파 사용이 웬 말이냐?', '무책임한 대법원 판결을 규탄한다', '초음파 68회 자궁내막암 놓친 한의사 무죄 판결' 등 피켓을 손에 들었다.

이필수 의협회장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미숙하게 사용해 환자의 병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환자에게 치명적 위해를 입힌 심각한 사안"이라며 사건을 다시 짚고, "비전문가의 초음파 사용은 환자에 대한 오진 가능성을 현저히 높이고 결국 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기회를 놓치게 하므로 해당 환자는 물론이려니와 우리 사회 전반의 공중 보건위생상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성명서 발표하는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성명서 발표하는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대법원 판결 근거에 한의사 교육 과정 포함과 법령에 직접적인 사용금지내용이 없다는 점을 든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도 분석했다.

박성민 대의원회 의장은 "의사와 한의사의 교육과정은 분리돼 엄연히 다르고 병리생태학에 있어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면서 "한의사 교육 정규과정에 초음파 교육이 포함되어 있다는 일말의 사실에 근거해 내린 이번 판결 의학과 한의학의 차이에 대한 근본적인 몰이해와, 건강 추구라는 헌법이 보장해야 할 국민의 근원적인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광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은 "판결에서 관련 법령에 한의사의 해당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든 점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현행 의료법은 의사와 한의사 각자의 면허와 무관하게 모든 의료기기의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 모든 규정을 법제화하기 어렵고 완전히 다른 의료인의 행위를 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은 과잉"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성명서 발표하는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 총무이사.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 총무이사는 "초음파 진단기기는 판독과 진단을 아울러 진행하게 된다. 이를 잘못 사용할 경우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현재 허가된 의료용 초음파 진단기기가 인체에 유해성이 적으므로 전체 초음파 진단기기를 누구나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것은 극히 단편적이고 비전문적인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이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해 의료법 위반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하면서 밝힌 근거에 모순이 명백하다고도 짚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판결에서 문제가 된 사건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던 2012년에 일어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당시 헌법재판소는 진료 결과 판독 과정에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독하지 못함으로써 적절한 의료적 대응을 하지 못하는 소극적 위해 역시 보건위생상의 위해라고 봤다"고 전했다. 

대법원에서 '2012년, 2013년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와 비교할 때 최근 국내 한의과대학은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의료행위의 전문성 제고의 기초가 되는 교육제·과정이 지속적으로 보완·강화돼 왔다'고 짚은 부분이 시점 상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김동석 회장은 "헌법재판소가 불과 2년 전인 2020년 6월 25일에도 한의사들의 초음파 기기 사용이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했다는 사실을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대표자들은 한목소리로 "국민의 생명 및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향후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신중한 검토와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면서 "한의사들이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빌미삼아 의과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등 면허의 범위를 넘어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시도한다면,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는 불법의료행위로 간주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총력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역시 비판 성명을 채택했다. 대법원판결을 수용할 수 없는 제1 이유로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의 이원적 의료체계에 큰 혼란을 주고, 이는 곧 국민 건강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대의원회는 "만약 의사가 똑같은 의료행위로 암을 진단하지 못해 환자에게 큰 피해를 줬다면, 사법부는 민·형사상 무거운 책임을 물었을 것"이라면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환자에게 큰 피해를 준 한의사를 무죄로 판단하고 오히려 한의사가 초음파를 사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법원이 '무죄' 선고 이유로 꼽은 '법규정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법 규정이 미비하면 입법부와 정부가 논의를 거쳐 법령을 보완해야 했다"면서 "그러나 대법원은 사실상의 입법적 행위를 하며 삼권분립의 원칙을 스스로 훼손했다"고도 봤다.

끝으로 "대법원이 내린 판결이 의료에 미칠 부작용과 국민건강의 피해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될 것으로 판단하며 심각하게 우려를 표한다"면서 "대법원 판결을 무효로 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을 선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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