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은 단연 김백호였다 거리에서 함부로 호명했다간 상이군인들한테 몰매를 맞았다 그는 육이오 참전용사였고 무장 공비 토벌 대장이었고 초대 예비군 동대장이었다 베트남엔 가지도 않았는데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였다 노란샤쓰 입은 사나이만 보면 베트콩을 토벌해야 한다고 개거품을 물었다 장남은 맹호였고 둘째는 청룡 막내딸은 월남이었다 그들은 모두 산업화 세력이 되거나 민주화 세력이 되어 집을 떠났다 몇 번이나 주인이 바뀌어도 미스사이공은 여전히 미니스커트를 걸치고 있다 세상의 번호키는 모두 비번을 바꾸었지만 파란 양철대문은 밀림처럼 영롱하다 태극 문양에 갇힌 그에게는 명징한 전장이다 여전히 용감한 김백호, 요양일지에는 알츠하이머라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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