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곳은 멈춰 있는 기적
쭈그러든 심장에서
간간이 식물의 맥박 소리만 들린다
가느다란 숨소리는
꼬막껍질처럼 닫혀 있다
동물과 식물의 중간지대에 서식하는
저 풍경은
육 년째 눈도 귀도 열지 않는다
저곳은 숨 쉬는 씨앗
백 년이 지나면서
백팔번뇌도 사라지고
동물의 기척도 사라졌다
서서히 식물이 되어가면서
이승과 저승에 동시에 명부가 올라 있다
부화 혹은 부활을 꿈꾸는 동안
잠깐 날개를 퍼덕이는
저 화석인
백세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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