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은 온종일 여초현상이다
출구가 막혀버린 혓바닥이
병든 앵무새처럼 중얼거린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똑같은 손놀림으로
폐지 같은 손수건을 접고 또 접는다
쓰러진 집안을 일으켜 세우다가
마침내 등이 굽어버린 암탉들이
새벽마다 홰를 치며 슬픔을 다듬는다
우리도 이제 아플 시간이 있어 다행이다
사파리에 갇힌 수사자들이
양지에 모여 전의를 불태운다
다시는 갈기를 세우지 말아야지
다시는 수컷으로 태어나지 말아야지
말라비틀어진 수도꼭지에서
한 방울 한 방울 소변이 떨어진다
요의가 허기처럼 밀려온다
동거의 기억조차 가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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