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를 맞으며
벚나무 아래에서 서서
흩날리는 꽃비를 맞는다
저 꽃잎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
지나간 어느 봄날 화사한 벚꽃나무 아래에서
어머니가 꽃처럼 활짝 웃고 계신다
어머니는 지금 어느 꽃잎으로 날리고 계신 걸까
이 땅에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생들이
봄마다 다시 꽃으로 돌아온다 한들
세상의 이별이란 그저 한순간
나무는 저 순결한 살점들을 단번에 버리고 만다
흩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바람에 날려가는 내 모습을 본다
▶ 정의홍 강릉솔빛안과원장/ 2011<시와시학>등단/ 시집 <천국아파트><북한산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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