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학도 수필 공모전' 대상 장만평 충남의대생 '영예'
'한국 의학도 수필 공모전' 대상 장만평 충남의대생 '영예'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9.2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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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이해 포기하지 않을 것"
조광현 의사수필가협회장 "서사의학 교육과정 글쓰기 중요"
장성구 명예교수 "책 읽지 않는 사회, 문화국가·민족 될 수 없어"
대한의사협회 주최 한국의사수필가협회 주관으로 열린 제12회 한국 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이 9월 24일 서울특별시의사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의사수필가협회가 주관한 제12회 한국 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이 9월 24일 서울특별시의사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인간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의업에 들어서면서 다른 이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이해를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갓 의학에 첫걸음을 내디딘 예과 1년생이 던진 잔잔하지만 진솔한 울림이 공간을 가득채웠다. 

제12회 한국 의학도 수필공모전 대상을 받은 장만평 학생(충남의대 의예과 1년)의 수상작은 '아빠의 파도'. 글 속에는 서술되지 않은 고통과 슬픔의 서사가 그대로 담겼다. 장만평 학생은 지난해까지 경찰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기를 원해 의대에 입학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의사수필가협회가 주관한 제12회 한국 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이 9월 24일 서울특별시의사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김금미 의사수필가협회 간행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는 대상 외에도 모두 여덟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맹광호 가톨릭대 명예교수(한국의사수필가협회 초대 회장)가 의학도 공모전 식상식에서 장만평 학생에게 대상을 전달했다.
맹광호 가톨릭대 명예교수(한국의사수필가협회 초대 회장)가 한국 의학도 공모전 시상식에서 장만평 학생에게 대상을 전달했다.

조광현 의사수필가협회장은 "최근들어 '서사의학'(NBM·narration-based medicine)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 서사의학 교육의 선두주자인 리타 샤론 컬럼비아대 교수는 서사적 지식과 기술이 의료인이 환자를 보는 시야를 확장하고 그들이 형성할 치료적 협력 관계를 깊게한다고 이야기한다"라며 "서사의학 교육과정에서 글쓰기 훈련은 중요하다. 서사적 역량을 넉넉히 갖춘 의료인은 임상적 시선을 넓혀 환자의 몸과 자아 양면에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다. 수필공모전이 젊은 의사들의 서사의학적 소양 연마에 일조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축사에서도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한 권면이 이어졌다.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수필은 자신이 실제로 경험하지 않으면 쓸 수 없고,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다양한 눈높이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의사가 됐을 때 같은 질병을 보고 해결방법에 대해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경험하게 해주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더 나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라며 "인문학이 중요한 것은 지식 보다는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힘든 의학 공부 중에도 글쓰기에 정진해 많은 양식을 쌓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의대생 수필작품 예순 다섯 편이 참여해 9편이 입선했다. 

공모전 심사는 유형준 한림대 명예교수(CM병원 내분비내과), 임선영 원장(임선영산부인과의원), 박관석 원장(신제일병원)이 맡았다.

유형준 의학도수필공모전 심사위원장이 심사평을 하고 있다.
유형준 한국 의학도 수필공모전 심사위원장이 심사평을 하고 있다.

유형준 심사위원장은 "출품된 의대생 작품들을 마주하며 심사위원들은 모두 내내 기뻤다. 지독하게 무거운 의대생들의 일상에서 우려낸 신선한 자기 사유를 예술적 글솜씨로 풀어냈고, 수필을 통해 의학과 문학의 두 다리로 선 채 꾸고 있는 풍요로운 꿈을 또렷이 봤다"라며 "상급에 따른 쉽지 않은 분별을 해야 한다는 심사의 부담만 없었다면 그 기쁨은 더 컸을 것이다. 더러 눈에 띄는 미세한 허술함이 기쁨을 줄이지는 못했다. 문학적 감각과 진정성이 가득한 더 좋은 수필을 쓸 가능성이 그 허술함보다 훨씬 넉넉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수상자와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대상(대한의사협회장상) - 장만평(충남의대 의예과 1년) '아빠의 파도' ▲금상(서울시의사회장상) - 배정현(서울의대 본과 4년) '제대로 위로하기', 금상(대한개원의협의회장상) - 이상경(고려의대 의학과 4년) '아등바등' ▲특별상(박언휘젊은슈바이처문학상) - 김준성(성균관의대 본과 2년) '오늘도 신성모독!' ▲은상(한국여자의사회장상) - 강지형(서울의대 의학과 3년) '위선자의 고해성사', 은상(대한의학회장상) - 조한결(경희의대 의학과 3년) '거꾸로 숨바꼭질' ▲동상(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상) - 이하준(순천향의대 의예과 2년) '불꽃', 김가연(인제의대 의학과 1년) '내 환자의 졸업을 위해', 신혜원(아주의대 본과 2년) '떳떳하게, 의대생'  

장성구 경희대 명예교수가 '문화민족과 기록문화'를 주제로 수필심포지엄 강연을 진행했다.
장성구 경희대 명예교수가 '문화민족과 기록문화'를 주제로 수필 심포지엄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시상식과 함께 열린 수필 심포지엄에서는 장성구 경희대 명예교수(전 대한의학회장)가 '문화민족과 기록문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장성구 교수는 "책을 읽지 않는 사회는 문화국가, 문화민족이 될 수 없다. 글은 생각을 문자로 표현하는 것이다. 글을 짓고, 책을 엮어서 후세에 전하고, 후세는 이를 귀하게 보존하며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 기록문화의 원천이 된다"라며 "우리는 한글의 우수성으로 인해 세계적 수준의 낮은 문맹률을 지녔지만, 문해력 기준 문맹률은 OECD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SNS 문제메세지나 은어화된 소통수단이 문제이지만 근원적으로는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글쓰기에 대한 지론도 펼쳤다. 

장성구 교수는 "글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제 삼고, 삶 그 자체가 글이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또한 글은 삶의 처절한 반성문이기도 하다"라며 "매일 마주하는 온갖 사물들이 갖고 있는 혼을 나름대로 발견하고 대화하며, 정직함을 추구해야 한다. 자유롭게 편안하게 글과 친해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문학은 특별한 재능보다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장성구 교수는 "음악·미술 같은 예술은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하지만, 문학은 특별한 재능보다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평생 의학과 의료에 몰입해야 하는 의사로서 접근하기 적절한 분야가 문학"이라며 "의학은 의사들의 숙명이고, 창과 같이 예리하며, 직선의 통찰력과 끝없는 신지식이 필요하지만, 문학은 영혼을 편안하게 해주고, 방패와 같은 후덕함이 있으며, 완만한 곡선미와 끝없는 관심을 필요로 한다"고 갈파했다. 이어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든 아니든 마음에 드는 한 권의 책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가슴이 풍만해지고 궁금증의 미소를 짓는 자신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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