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채현욱·송경철 교수팀, 4∼7기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12년 간 남녀 모두 콜레스테롤 증가...청소년 29%가 이상지혈증
정상 체질량 청소년도 이상지혈증 유병률 높아져 억제정책 필요
12년간 꾸준히 국내 청소년들의 콜레스테롤 수치와 이상지혈증 유병률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돼 범사회적 관심과 함께 이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청소년기에 축적된 몸에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은 성인기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인 이상지혈증 발생 원인이 되는데 청소년 콜레스테롤 수치가 시간이 흐를수록 나쁜 방향으로 가는 추세며, 이상지혈증 유병률도 평균 28.9%(남학생 28.1%, 여학생 29.7%)에 달해 심각함을 보였다.
더욱이 과체중·비만군처럼 나쁠 것으로 예측 가능한 그룹뿐 아니라 정상 체질량지수를 가진 그룹도 이상지혈증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채현욱 교수(소아청소년과)와 용인세브란스병원 송경철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총 네 차례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10~18세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의 각종 콜레스테롤 수치를 살폈다.
연구팀은 네 번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모두 참여한 총 8731명(남성 4651명, 여성 4080명)의 연구대상 집단을 성별, 연령별(10∼12세/13∼15세/16~18세), 체질량지수별(정상/과체중/비만)로 구분한 후 12년 동안 각각 집단별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non-HDL 콜레스테롤의 수치와 각 목이 이상 수치를 나타내는 이상지혈증의 유병률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분석했다. 더불어 과체중, 비만, 복부비만 및 영양 섭취량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추세도 함께 분석했다.
연구결과, 남학생의 복부 둘레는 확연히 증가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4기에서 복부비만으로 분류되는 집단의 비율은 7.76%였으나, 12년이 흐른 뒤에는 11.54%로 대폭 상승한 것이다.
남녀 모두 지방 섭취량이 증가한 점도 주목받았다.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남학생의 그룹의 경우 154.78㎎/dL에서 161.20㎎/dL로 껑충 뛰었다. 여학생 그룹도 161.35㎎/dL에서 168.90㎎/dL로 상승했다. 총콜레스테롤 수치뿐 아니라 저밀도 콜레스테롤(LDL-C), non-HDL 콜레스테롤 수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최근 시행 조사(7기) 결과도 심각했다. 973명의 남학생 그룹 가운데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non-HDL 콜레스테롤 중 어느 하나라도 이상 수치를 나타내는 이상지혈증의 유병률은 무려 28.1%에 달했고, 881명의 여학생 그룹에서는 29.7%를 기록했다.
체질량지수별 분석에 따른 성별 이상지혈증 증가 추세도 차이를 보였다. 남성 그룹은 과체중 또는 비만집단 보다 정상집단에서 증가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성은 비만집단 보다 정상 또는 과체중 집단에서 수치 증가가 더욱 뚜렷했다.
채현욱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나라 소아청소년들의 콜레스테롤 수치와 이상지혈증 유병률이 높아짐을 확인했다. 과체중과 비만 같은 전통적 위험 예측 그룹뿐만 아니라 정상 체질량을 보유한 그룹도 이상지혈증 유병률이 높아진다는 점과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 연령대에서도 이상지혈증 유병률이 상승한다는 점은 예의 주시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소아 비만에 대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최근 호전 추세인 미국·일본·서유럽 통계와 역행하고 있다. 경제 발전 및 도시화로 인해 복부비만과 지방 섭취량이 증가했음을 추정케 한다"며 "범사회적으로 소아청소년 이상지혈증 유병률 상승에 큰 관심을 기울여 적극적인 억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아과학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Pediatrics (IF 3.70)>에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한 한국 소아청소년의 이상지혈증의 변화 추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