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 두드리기' 신의료 넘어 상용화? 의료계 '황당'
'경혈 두드리기' 신의료 넘어 상용화? 의료계 '황당'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1.06.1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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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감정자유기법 건보 비급여 행위 등재…7월 효력
전남의사회 "유사과학 불과한 행위, 건보 공식 등재 웬말"
ⓒ의협신문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한방행위인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 이른바 '경혈 두드리기'가 신의료기술을 넘어 건강보험 행위로 공식 등재됐다는 소식에 의료계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건강보험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를 개정, 해당 기법을 건강보험 행위 비급여 목록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의료계의 지적에도 불구, 해당 시술을 신의료기술로 공식 인증한 지 1년 반만이다. 

복지부는 지난 2019년 10월 경혈 두드리기를 한방 1호 신의료기술로 인정하며, 임상 사용을 허가했다. 건강보험 행위 등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해당 시술을 상용화한다는 의미다. 

신의료기술의 경우 신청 의료기관에 한해 해당 시술과 그에 따른 비용산정이 인정되는데, 건강보험 비급여 행위로 등재되면 한방 의료기관 어디서나 필요한 환자에 해당 시술을 시행하고, 비급여로 비용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개정 고시에 따라 일선 한의원은 7월 1일부터 해당 행위를 비급여로 실시할 수 있게 된다.

의료계는 해당 시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재차 우려를 표했다.

전라남도의사회는 16일 성명을 내어 "건강보험 등재는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유효성·효율성이 인정된 진료 행위에 한해서만 이뤄져야 한다"며 "유사과학에 불과한 감정자유기법의 건강보험 행위 등재에 결사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록 비급여로 시작하지만 이는 자동차보험과 관련돼 국민의 부담을 대폭 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전라남도의사회는 "(이러려면)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건강보험에서 한방을 분리하라"고 요구했다. 

<경혈 두드리기, 무엇?>

한의계에 따르면 감정자유기법은 경혈 두드리기와 확언(確言, 말)을 통해 육체적 통증과 부정적 감정을 해소시키는 치료법이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경락체계의 기능이상으로 나타난다'는 전제 아래, 경락의 기시(起始)와 종지(終止)의 정해진 경혈점들을 두드려 자극함으로써 경락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안정시키는 치료법이라는게 대한한의사협회의 설명이다. 

시술은 3단계로 이뤄진다. 이른바 ▲준비단계 ▲기본 두드리기 단계 ▲뇌조율 과정이 그것이다.

ⓒ의협신문
2015년 감정자유기법 신의료기술평가보고서에 수록된 '감정자유기법 시술방법'. 

각각의 단계는 이렇다.

첫째 준비단계다. 준비단계에서는 후계혈을 두드리며 "나는 (현재의 불편한 증상이)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마음 속 깊이 진심으로 받아들입니다"라는 문장을 3회 반복한다. 이른바 확언이다.

둘째는 기본 두드리기 단계다. 치료목표가 되는 불편한 감정과 증상을 입으로 소리내어 반복, 집중하면서 눈썹과 눈옆, 눈밑, 코밑, 쇄골, 엄지, 검지, 중지, 손날 등의 경혈점을 두드린다.

셋째는 뇌조율 과정이다. 손등쪽의 이른바 중저혈을 두드리면서 눈을 감았다 떠서 동공을 우하방·좌하방으로 이동한다. 이후에는 다시 눈동자를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크게 돌린다. 눈동자를 돌린 후에는 밝은 노래를 1구절 가량 흥얼거리고 1부터 5까지 숫자를 센뒤, 다시 흥얼거리는 과정을 한다.

말하고, 혈자리를 두드리고, 눈동자를 굴리고 노래하는 등 대부분의 과정을 환자가 수행한다는 점에서 자가치료에도 가까워 보인다. 

한의계는 이런 기법이 환자의 부정적 기억과 감정을 완화하는데 효과를 낸다고 보고 공황장애나 스트레스장애·우울장애 등의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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