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편의 앞세워 보험사 이익 챙기는 기망행위"
"국민 편의 앞세워 보험사 이익 챙기는 기망행위"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4.2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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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의연, 의료기관에 실손보험 청구 문서 전송 강제 '보험업법 개정안' 통박
환자 진료정보 이용 보험상품 개발·보험금 지급거부 보험분쟁 확대 불보듯
"명백한 공권력 남용·공익 앞세운 폭력"…복잡한 청구방식 간소화·표준화부터

"보험업법 개정안은 국민 편의를 앞세워 보험사 이익을 대변하는 기망행위다."

실손보험 청구과정에서 의료기관이 보험금 청구 관련 전자문서를 전송토록 강제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입법되면 보험금 지급 거부 사례로 악용돼 보험 분쟁이 늘어나게 되고, 보험사의 진료정보 확보로 인한 정보 비대칭으로 결국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바른의료연구소는 19일 의료기관의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 서류 온라인 전송을 의무화하는 개정안의 문제점과 예견되는 부작용을 진단하고, 개인과 보험사가 맺은 사적 계약과 아무 관계가 없는 제3자인 의료기관에게 국가가 개입해 부당하게 추가 업무 수행을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고 공익을 앞세운 폭력이라고 통박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경기 성남시분당을)은 지난 12일 실손보험 청구 과정에서의 환자 편의를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의료기관들이 보험회사에 전자문서 형태로 전송토록 하고, 의료기관들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먼저 정보 비대칭에 따른 국민 피해를 우려했다. 보험사들이 디지털 데이터화 된 환자 정보를 이용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 편의가 아니라 손해율 낮은 보험 상품 개발과 기존 보험 계약에서의 보험금 지급 거부 사유 확대라는 지적이다. 

바의연은 "보험사들이 환자 정보를 통해 손해율이 낮은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보험금 지급 거부 사유를 체계화 시키고자 하는 것은 보험사의 숙원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며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보험금 지급 거부 사례가 늘어게 되고 실손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대다수의 국민이 금전적인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만든 법으로 인해 오히려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국회가 이런 문제점들을 알면서도 입법을 강행하는 것은 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기망하는 행위"라고 못박았다.

환자 편의를 위한다면 보험사가 복잡한 보험금 청구방식의 간소화·표준화부터 선행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바의연은 "보험금 청구 때 환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보험사들이 많은 서류를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보험사별로 서류의 종류가 다르고, 불필요하게 많은 서류를 요구하면서 환자들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보험금 청구 서류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손보험금 청구를 전산화시켜도 업무 부담과 시간은 줄어들지 않게 된다. 국회가 진정으로 환자 편의를 생각한다면 우선적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보험금 청구 방식 간소화 및 표준화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정안에 명문화된 전문중계기관의 문제점은 더욱 심각하다는 판단이다.

바의연은 "개정안은 의료기관에서 전자적 형태로 보험금 청구 서류를 보내면 보험사는 이를 위한 전산체계 구축 및 운영과 관련한 사무를 전문중계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환자의 의료 정보가 사전 동의도 없이 의료기관이나 보험사가 아닌 제3의 기관으로 전송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환자가 동의했더라도 이렇게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기관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증가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환자의 의료 정보는 보험업계나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수익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정보로 유출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사적 계약관계에서 제3자인 의료기관에 부담을 의무화하면서 서비스 제공에 대한 대가나 보상은 언급하지 않은 문제점도 지적했다.

바의연은 "개인과 보험사가 맺은 사적 계약과는 관계가 없는 제3자인 의료기관에게 국가가 개입해 부당하게 추가 업무 수행을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며,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은 의료기관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적"이라며 "특정 직역이나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것은 전체주의적인 발상에 다름 아니며, 서비스 제공에 대한 대가나 보상에 대한 언급도 없는 것은 공익을 앞세운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실손보험의 역할을 강조하고 이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결국 단일 공보험 시스템의 한계를 부각시키며, 장기적으로 다 보험자 경쟁 체제 전환 명분을 제공하게 된다는 인식이다. 

바의연은 "문재인케어 시행 당시 의료계는 건강보험 재정 고갈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을 경고했다. 4년이 지나면서 당시 정부의 주장은 틀렸고 의료계의 경고가 현실화 됐다"며 "국회가 실손보험사들의 이익을 챙겨주고, 간접적으로 국민의 실손보험 가입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단일 공보험 체제의 한계점을 명확히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 실패는 감추고, 국민이 자유롭게 가입한 실손보험까지 국회와 정부가 개입해 국민과 의료기관에 피해를 입히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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