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끝난 후 '면허 취소' 날벼락
집행유예 끝난 후 '면허 취소' 날벼락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4.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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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집행유예 기간 지났더라도 의사면허 취소 처분 가능"
금고 이상 형 집행유예 확정 후 종료시점 상관없이 처분 적법
ⓒ의협신문
ⓒ의협신문

집행유예 형의 '실효' 또는 '취소'가 되지 않았다면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이후라 하더라도 의사면허 취소 처분을 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현행 의료법 제8조 제4항(결격사유 등)은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형의 집행이 면제될 때까지 사이의 자)를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근거로 형이 종료되거나 형의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됐다 하더라도 보건복지부가 의사면허 취소 처분을 할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즉, 의료법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 제1항에서 '의료법 제8조 제4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가 아닌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로 되어 있고,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규정은 형의 집행이 종료되는 시점과 상관없이 기존에 형을 받은 사실이 있는 것만으로도 의사면허 취소 처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의사인 A씨는 2008년 9월경 비의료인인 C씨에 고용,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허가 변경신고를 한 다음, 이른바 사무장병원 형태로 환자를 진료하다 적발됐다.

검찰 조사결과, C씨는 의사가 아님에도 사단법인 F단체협의회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해 실질적으로 운영하다 의료법 위반으로 입건되자, 의사인 A씨에게 매월 700만원의 급여를 주는 조건으로 의료기관 개설허가 변경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와 C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와 의료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음에도 정상적으로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에게 의료행위를 한 것처럼 기망했다며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총 72회에 걸쳐 요양급여비 15억 6000여만원을, 총 536회에 걸쳐 의료급여비 1억 1000여만원을 지급 받은 데 대해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A씨와 C씨에 대한 형사 사건에서 1심 법원은 2015년 10월 30일 사기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으나 나머지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 A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C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1심 법원의 무죄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고, 제1심 판결을 전부 파기하면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C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C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곧 취하,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2016년 5월 12일 A씨에 대한 상고를 기각,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집행유예 기간(3년)이 지난 2020년 5월 18일 A씨에게 의사면허 취소 처분(처분 집행기간 : 2020년 11월 13일부터 3년)을 내렸다.

A씨는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면허취소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의료인이 의료법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선고를 받아 확정된 후, 그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지 않은 채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된 경우에는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될 수 없으므로, 위 규정에 따라 해당 의료인에게 사후에 의사면허 취소 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련 형사 사건에서 선고·확정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기간이, 정상적으로 경과된 이후에 이뤄진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한 법적 근거와 처분사유가 없어 그 자체로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3월 18일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행정법원은 A씨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유죄 판결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다음에 보건복지부가 의사면허를 취소한 것은 정당하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A의사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그 형이 확정된 사실이 발생한 이상, 면허취소 처분은 처분 사유가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관련 형사사건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지 4년이 지나서 면허취소 처분이 이뤄졌다는 사정만으로, A의사가 자신에 대한 면허취소 처분이 발동되지 않으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권이 생겼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가 적용될 수 없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 "의료법은 의사면허 자격취득 결격 사유와 면허취소 사유를 명백히 구분해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의사면허 자격취득 결격사유로 '의료법 등 의료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않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는 의료인 될 수 없다'고 규정한 것은 의료관련 법령 위반죄로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더라도 집행유예 기간 중에는 의사면허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는 '의료인이 같은 법 제8조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의료인이 의료관계 법령에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다른 일반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보다 무거운 제재를 가하려는 데 이 그 취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의료관련 범죄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은 의료인에게 그에 상응하게 면허취소라는 불이익을 과하는 것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힌 재판부는 "의료법 규정은 의사면허 자격취득 결격 사유에 해당하게 되는 경우를 필요적 의사면허 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의사면허 취소 처분 당시까지 그 자격취득 결격 사유가 유지되고 있을 것을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즉,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가 정하고 있는 '제8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는 '제8조 각 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기왕에 발생한 사실이 있는 경우'를 의미할 뿐, 의사면허 취소 처분 당시 형 집행 종료 여부나 형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되었는지 여부는 '불문'한다고 보는 것이 법문언에 부합하는 자연스러운 해석이라는 것.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의료법 위반죄 등을 범해 실형 혹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는, 의사면허 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구 의료법의 입법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관련 법령>
* 의료법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
①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에는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의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
1. 제8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 의료법 제8조(결격사유 등)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다.
4. 이 법 또는 형법 제233조, 제234조, 제269조, 제270조, 제317조제1항 및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지역보건법,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 조치법,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혈액관리법,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약사법, 모자보건법,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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