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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라 식약처 국장 안된다? 이상한 논리

의사라 식약처 국장 안된다? 이상한 논리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9.0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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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의사공화국이냐"에 쓴웃음만
식약처 의사출신 약사출신의 1/100도 안돼

이원식 신임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
약계가 19일 임명예정인 이원식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이 의사출신이라는 점을 문제삼아 임명에 반대하고 나서 눈총을 받고 있다.

의사출신에게 의약품 안전관리 정책을 맡길 수 없다거나 약사출신이 맡던 의약품안전국장 자리를 의사에게 뺏겼다는 식의 목소리는 오히려 반대논리에 대한 공감도를 떨어트리고 있다는 쓴소리다.

대한약사회는 6일 성명서를 통해 "의약품 안전관리 정책을 총괄하는 전문직에 의사 출신을 임명한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이 국장이 의사출신인 것을 문제삼고 나섰다.

서울시약사회 역시 그보다 앞선 2일 성명서에서 "최근 보건의료 분야 정부기관 자리를 의사직능이 독식하고 있어 균형적인 보건의료정책을 펼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의사공화국이냐"고 되물었다.

"의약품안전국장은 의약품 정책 전반을 관리하는 요직으로 식약처 내부에서 약무직으로 불리는 약사 출신 공무원이 주로 임용됐다"며 의사출신 국장이 임명된데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약계의 이런 식의 반대논리는 사실도 아니고 공감받기도 어렵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우선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의사출신이 임명된 것과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에 의사가 임명된 것을 싸잡아 비판할 만한 상황이냐는 지적이다.

사실 식약처는 의사출신보다 약사출신 공무원이 압도적으로 많아 문제로 지적되곤 했다.

이원식 신임 국장이 부임하면 이 국장은 식약처 본부에서 근무하는 유일한 의사출신 공무원이 된다. 

반면 약사출신 공무원은 식약처 본부에만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과 관련해 각종 요직에도 약사출신 공무원이 진출해 있다. 국장급은 물론 전임 식약처장은 약사 출신이었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100명도 넘는 약사출신 공무원이 있는 식약처에 유일한 의사출신 공무원이 임명됐다고 반발하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사출신이라 약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원식 신임 국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한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약리학 박사학위를 가진 약리학자다. 의료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약리학 박사가 약사보다 약에 대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은 공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나마 약사들의 자생적 조직인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가 다국적 제약사 임원출신에게 의약품 안전을 맡겨도 되겠냐는 문제를 제기해 약계의 공감대 형성에 나선 것은 눈에 띈다.

건약은 1일 "의약품안전국장 자리는 의약품 관련 정책과 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핵심 보직"이라며 "이런 자리에 다국적제약사 부사장을 앉히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식약처는 공직 기강 감찰에서 전직 의약품안전국장의 비리가 드러나자 의약품안전국장 직위를 개방형 직위로 돌려 이원식 신임 국장 임명을 1일 발표했다. 약계는 발표 이후 이원식 신임 국장의 임명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정식임용 예정인 이원식 국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예방의학 석사와 약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장, 한국 MSD 임상연구실장, 한국 화이자제약 부사장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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