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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 만족도 높다지만 성과는 '물음표'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 만족도 높다지만 성과는 '물음표'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3.2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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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과 건강증진이 목적...그러나 측정 지표도 결과도 미흡
공단, 하반기에 진료비 분석 연구 진행해 구체적인 성과 분석할 것

▲ 조은규 건보공단 건강증진실 부장.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년간 추진해온 노인건강마일리지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 기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년간에 걸쳐 진행해왔지만 실제로 노인 치매예방이나 건강증진에 어떻게 이바지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은규 건보공단 건강증진실 부장은 22일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2014∼2015 노인건강마일리지 시범사업 운영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신체·정신적 측면에서 노인들의 건강상태는 소폭 나아졌다. 평형성과 지구력, 하지근력의 경우 시범사업 후에 더 강화됐으며, 허약수준과 우울정도는 이전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만을 두고  노인건강마일리지 시범사업이 제대로 된 성과를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의 목적은 치매 예방과 노인건강 증진이다. 그런데 평형성이나 근력, 우울 등의 지표로는 실제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됐다거나, 주목할 만한 건강 증진을 이뤄냈다고 보기 부족하다. 또 혈압이나 혈당 수치 등 세밀한 건강진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사업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시범사업 참여 전·후에 따른 의료비 및 의료이용 차이에 대한 분석도 명확히 이뤄지지 않았다. 사업 효과가 있었다면 노인건강마일리지 참여 후에 총 진료비나 본인부담액 부문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했어야 한다. 또 운동을 하지 않은 노인군과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에 참여한 노인군간의 비교가 이뤄져야 더욱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는 인력이나 예산 문제 등으로 대조군 연구 및 심층적인 결과 분석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또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은 건보공단이 2005년 추진해온 건강백세운동의 일부다. 다른 점이 있다면 꾸준한 참여 여부로, 운동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마일리지 점수를 부여하고 이에 따른 상품(최대 2만원 상당)을 지급한다는 점이 다르다. 만일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이 건강백세운동보다 현저히 높은 건강증진 효과가 있다고 확인된다면, 지난 10년간 추진해온 건강백세운동이 건보 재정 누수를 일으켰다는 비난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는 지난해보다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 참여 기관이 2배 늘어남에 따라 예산도 전년대비 1.6배 증가한 10억 8000여만원. 시범사업 평가 결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면 3년간 총 21억원 이상의 건보 재정을 증발시켰다는 점에서, 또 건강백세운동사업보다 좋은 평가 결과가 나오더라도 재정 절감을 사전에 막지 못하고 10년간 방치했다는 점에서 비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조은규 부장은 "인력이나 예산 문제 등으로 세밀한 건강검진 여부가 이뤄지지 않은 건 맞다.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 전후에 발생한 총 진료비 및 본인부담액 변화와 이유 등을 하반기에 정책연구원에서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얼마만큼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었는지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형성·근력·우울 정도 등을 측정한 결과 노인건강마일리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들의 건강상태가 개선된 것은 맞다. 또 프로그램에 대한 노인들의 만족도도 높다"며 "현장에서의 만족도는 높지만 구체적인 평가가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은 건보공단이 2005년부터 진행해온 건강백세운동의 하나로, 보건복지부의 제2차 국가치매관리종합계획에 따른 추진 사업이다. 노인에게 적합한 운동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자발적인 건강관리로 치매를 예방하고 노인건강을 증진시키겠다는 것이 목표. 건보공단은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의 효과와 개선점을 알아보고 사업 확대의 가능성을 검토해보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건강백세운동과 차이점이 있다면,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운동에 참여하는 노인들에게 마일리지 점수를 부여하고 이에 따라 상품을 지급한다는 데 있다. 65세 이상이면 소득이나 건강 여부 상관없이 참여 가능하며 마일리지 스티커를 수첩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진행, 누적점수 100점 기준으로 1만원 상당의 상품을 지급한다. 1인당 연간 최고 200점까지 인정한다.

2014년에는 서울 도봉구·경기도 성남시·충남 예산군의 3개 지역 167개 시설에서 3045명이 참여했다. 2015년에는 기존에 대구 달서구·경남 진주시·전남 고흥군이 추가돼 총 6개 지역 338개 시설에서 6539명이 참가했다. 올해는 여기에 강원 춘천시·경기 파주시·충북 진천군·경북 안동시·부산 부산진구·전북 군산시가 추가돼 총 12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이 이뤄질 계획이다.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2014년에 4억 5000여만원, 2015년 6억 4490여만원, 올해는 10억 8000여만원으로 참여 기관이 늘어남에 따라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증진실에 따르면, 한 지역당 평균 9000만원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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