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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ST, 집중하기보단 흩트려놓을 작정이다"

"동아ST, 집중하기보단 흩트려놓을 작정이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2.1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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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CEO 릴레이 인터뷰 ⑦] 강수형 동아ST 대표이사 사장

강수형 동아ST 대표이사 사장
동아쏘시오그룹이 지난해 11월 계열사 중 가장 규모가 큰 동아ST 대표에 강수형 사장을 앉히는 순간, R&D 강화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강수형 사장은 연구자의 피가 흐르는 대표적인 연구자 출신 CEO로 꼽힌다.

옛 동아제약 연구소 때부터 무려 30년간 연구소장을 맡았다.  연구기획만도 장장 11년을 했으니 R&D와 관련해 그 누구도 쉽게 강 사장의 앞에서 주름(?)을 잡지 못한다. 그런 강 대표가 취임 이후 매주 연구소를 내려가 연구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가 연구원에게 하는 말은 한결같다. "R&D라는 것은 어차피 낮지않은 실패확률을 끌어안고 가는 거다. 생각보다 잘안된다고 움츠리지 말자." 자고로 R&D는 과감한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강 사장의 지론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그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R&D 제약사는 '동아'였고 지금도 그 역량은 간직하고 있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임상 직전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과 당뇨병 치료제 후보 물질이 강 사장의 믿는 구석이다.

면역항암제와 당뇨병 치료제라면 이미 '글로벌 빅파마'들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쟁터인데 차별화 지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동아ST의 면역항암제는 항체 바이오 의약품 일변도인 현 면역항암제와는 달리 항체 바이오와 기존 화학합성치료제를 붙여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포스트 인 클래스'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당뇨병 치료제 역시 혈당강하와 안전성은 기본이며 체중감소라는 부가효과를 통해 기존 치료제와는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감이 좋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향후 성장 전략에 대해서도 '집중화'보다는 '흩트려 놓고 싶다'며 성장동력이 될만한 몇 가지 분야를 선정해 분산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리스크는 줄이고 가능성은 늘리겠다는 말로 이해했다. 강수형 사장을 만나 동아ST의 발전 전략을 들어봤다.

<일문일답>

연구원의 피가 흐르는 강 사장이 임명됐다. 동아ST의 R&D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전체적인 제약 분위기가 R&D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내 임명은) 동아ST의 R&D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고 혁신하라는 명령으로 이해하고 있다. R&D 뿐 아니라 동아ST의 여러가지 해묵은 현안도 해결하려 한다. 동아ST 출신이 해묵은 과제도 가장 잘 알고 있지 않겠나. 현안에 밀착해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작정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일찍부터 전문약과 일반약을 담당하는 법인으로 나눠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 책임경영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최근 한미약품이 기술수출로 주목받고 있지만 동아ST도 기술개발하면 빠질 수 없지 않나.

우선 한미약품의 성과에 박수를 보낸다. 오랜시절 잘참아 성과를 냈다. 한편으로는 사실 오랜기간 동아쏘시오그룹은 R&D 규모나 역량에서 최고였는데 최근 한미약품이 그 영광을 모두 가져가니 아쉬운 면이 있다. 오랫동안 글로벌 동아가 되기 위해 노력했는데 글로벌과 우리의 방향이 조금 거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같은 궤도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우리가 너무 국내 궤도만 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글로벌 제약사와 같은 궤도로 움직이려 한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대부분 자기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 한다면 국내에서 하던 것과 같이 모든 아이템을 다 들고갈 수는 없다. 결국 선택과 집중을 통해 R&D 결과물을 내야한다. 과거 시행착오가 있었다. 단계를 거치지 않고 너무 단번에 들어가려다보니 그렇게 됐다. 좋은 연구자의 눈으로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찾아내 실질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 국내 제약사의 바이오시밀러 진출이 눈에 띈다. 동아ST 역시 오래전부터 바이오의약품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투자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동아ST는 바이오시밀러붐이 일기 훨씬 전부터 바이오의약품에 공을 들였다. 이미 1990년대초 1세대 바이오의약품인 성장호르몬을 생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 방향대로 밀고 갔어야 했나'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합성화학 의약품이 주력이었던 동아ST가 갈 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은 전형적인 장치산업이다. 하드웨어에 많은 투자비가 든다. 합성화학 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 유닛을 분리해 지금처럼 벤처를 만들어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운영하도록 하는 게 옳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한 5년을 내다보면서 시장 전망을 보겠다. 어차피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은 많은 투자비가 들어가는 만큼 생산시설을 직접 건립하는 방안부터 생산은 위탁하는 방식까지 가능성을 열어놓을 생각이다.

바이오의약품이 주력이 되는 건가?

아니다. 합성화학의약품이 주력이다. 지금은 바이오의약품이 주목받고 있지만 화학합성의약품의 니즈가 시장의 기본이다. 화학합성의약품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다. 글로벌 진출 후보물질로 개발 중인 치료제는 화학합성의약품이 기본이 되는 면역항암제와 당뇨병 치료제 그리고 항생제다.

동아ST는 지난해 항생제 '시벡스트로'를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 진출했다. 물론 항생제는 그리 매력적인 시장은 아니지만 동아ST는 인류건강 증진이라는 제약사 본연의 가치를 보여주는 노력의 일환으로 항생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익만을 좇을 수는 없다. 치매관련 신약개발 노력도 비슷한 맥락이다. 치매치료제 관련 데이터를 보면 실패율이 굉장히 높다.

하지만 한 사회를 근본부터 무너트릴 수 있는 침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동아ST는 계속 노력할 것이다.
전임상 시험을 마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도 기대가 크다. 동아ST의 면역항암제는 항체 바이오 의약품 일변도인 현 면역항암제와는 달리 항체 바이오와 기존 화학합성치료제를 붙여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가 될 것이다. 임상 1상에 들어가는 당뇨병 치료제 역시 혈당강하와 안전성은 기본이며 체중감소라는 부가효과를 통해 기존 치료제와는 차별화할 것이다. 감이 좋다.

지난해 국내 매출 규모에서 고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연이은 기술수출을 만들어내며 이제 매출규모보다는 내실이 더 중요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내 매출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분사하기 전 동아제약은 국내 매출 1위의 제약사였다. 나름 그때의 자존심이 있다. 올해 중기적으로 매출규모를 늘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규모를 키워갈 것이다. 규모를 빨리 키울 수 있는 위탁판매도 하겠지만 무리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동아ST의 나아갈 방향에 도움이 되는 품목이면 맡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맡을 생각은 없다.

올해 눈에 띄는 대형품목이 있어 목표한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국산 DPP-4 억제제 '슈가논'이 3월에 발매된다. 복합제 '슈가메트'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겠다. 골다공증 치료제 '테리본'도 역시 3월 도입한다. 지켜봐달라.

동아ST의 R&D 방향을 그려달라

매주 한 번씩 연구소를 내려간다. 연구원을 만나면 늘 움츠러들지 말자고 얘기한다. R&D라는 것은 늘 실패할 확률을 안고 있는 것이다. 생각보다 잘안된다고 움추려들기보다는 과감하게 질러야 한다. 나중에 몇 년이 흘러 그때 그것을 과감하게 했어야 했다는 푸념을 하고 싶지 않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일단 R&D 파이프라인 많이 확보하려 하고 이미 꽤 확보했다. 어차피 파이프라인이 많으면 성공하는 확률도 높기 마련이다. 우리가 콘트롤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능한한 많은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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