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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의료진 파견 전에 안전대책 우선"

"에볼라 의료진 파견 전에 안전대책 우선"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4.10.2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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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간호협 긴급 기자회견 "국내유입 불안 잠재워야"
안전보호구 등급 낮고, 착용·훈련 교육 전혀 없는 실정

▲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22일 의협회관에서 공동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에볼라바이러스 발병국 의료진 파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의협신문 김선경

정부가 에볼라바이러스병 발병 국가에 우리나라 의료진 파견을 결정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파견 의료인의 안전 확보를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22일 의협회관에서 대한간호협회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도록 의료진 등 파견 인력의 안전 확보 계획을 수립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의협과 간호협은 "전 세계적인 에볼라바이러스병 위기상황에서 정부가 에볼라 확산 저지를 위해 피해지역에 보건인력을 파견키로 결정한 것은 국제사회에서의 한국 위상이나 에볼라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타당성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볼라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안전 및 방역체계가 부실하고 부적절한 안전보호구 지급으로 인해 의료진뿐만 아니라 국민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두 단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라이베리아에서만 184명의 보건의료인력이 에볼라에 감염됐고, 절반 이상이 사망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에볼라 국가지정 격리병원에는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에 부적합한 'level D' 등급의 안전보호구가 지급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본부가 권고한 'level C' 등급 보호구는 일부 병원에 국한해 소량만 지급된 실정이다.

 

▲ 왼쪽부터 김옥수 대한간호협회장,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최재욱 의료정책연구소장 ⓒ의협신문

또한 안전 보호구 착용 및 훈련에 관한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두 단체는 "현재 미국 CDC는 현행 에볼라 바이러스 예방 보호구 기준조차 안전하지 못하다고 인정하고 'level C' 이상의 보다 강화된 안전기준을 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의료기관에도 'level C' 이상의 안전 보호구를 조속히 지급하고, 국민과 파견 의료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관 주도보다는 해당 의료전문가 단체에서 의료진 파견과 사전교육 및 사후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두 단체는 국민과 의료진의 안전을 위하여 현장 투입 전 착용하여야 할 보호장비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매뉴얼 보급, 그리고 교육 훈련 체계를 구축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의사협회, 병원협회, 간호협회 등 보건의료단체와 공조체계 하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지금까지는 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성공적으로 차단해 왔으나 미국 등 서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에볼라 환자를 직접 돌본 간호사 등을 중심으로 발병하고 있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보건의료인 파견 결정에 따라, 국민 여러분은 에볼라 환자와 직접 접촉을 가진 파견 의료진이 국내로 복귀했을 때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갖고 계실 것"이라며 "혹시라도 국가 안전 및 방역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파견되는 의료진의 안전은 보장할 수 있는지, 철저한 대비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옥수 간협회장은 "간호사의 경우 환자와 접촉 빈도가 높고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과 접촉할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에 어떤 인력보다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우려되는 인력"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충분한 개인보호장비 확보와 적절한 휴식 제공 △철저한 사전교육과 훈련 실시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하고 감염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했다.

의협·간협 "정부 공식 요청 없었지만 적극 협력" 

▲ 최재욱 의료정책연구소장이 안전보호구의 등급별 종류와 특성, 착용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과 간협은 정부로부터 보건의료인력 파견에 대한 공식 요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추 회장과 김 회장은 "정부의 공식 협조 요청은 없었다"고 말하고 다만 두 단체가 앞으로 정부와 협력해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는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두 단체는 전국 17개 국가지정 격리병원에 대한 의료종사자 안전수준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파견 의료진뿐만 아니라 전체 의료인에 대한 교육도 적극적으로 벌여 국민의 건강과 안전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안전보호구의 종류와 특성, 착용법 등을 설명한 최재욱 의료정책연구소장은 "미국에서 안전보호구의 표준 등급이 D등급에서 C등급으로 상향조정됐으나, C등급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조속히 C등급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까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발생 현황 등을 볼 때 가능성이 있으며, 그에 대한 역학증거도 있어 최소한 A, B 등급을 착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안전보호구를 입고 벗는 탈의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탈의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보호구 등급을 상향 조정하더라도 착용법 등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교육·훈련 전문가가 많지 않아 시급히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단 발생된 환자가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것은 의료진 감염을 통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의료진 감염을 막는 것은 국민건강 보호의 핵심 길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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