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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의견 무시하는 처사 두고 볼 수 없다"

"전문가 의견 무시하는 처사 두고 볼 수 없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10.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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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린 교수, 이목희 국회의원 복지부 국감 발언 맹비난
"의사 자신의 이득 위해 환자수술 하는 것 아니다" 강조

박해린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총무이사
지난 14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국회의원이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이 왜곡·축소됐다. 초음파 검사로 실제적 이득을 볼 수 있는 갑상선학회 회원들로 구성된 검진 권고안 제정위원회는 문제가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박해린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총무이사(강남차병원 외과)는 15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 건강을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진료를 하는 의사를 국회의원이 '이득만을 위해 환자에게 수술을 하는 사람'으로 전락시켰다"며 "갑상선암 수술을 하는 의사로서 분하고 원통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 총무이사가 이처럼 흥분을 한 이유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이목희 의원이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은 편향적이고 왜곡된 것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권고안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지난 7월 21일 공청회를 거쳐 8월 14일 갑상선암 검진권고안 초안을 공개했는데, 공청회에서 의견을 개진한 5명의 토론자 중 3명이 반대 또는 수정의견을 제시했으나 초안에 반영되지 않았고, 그 이유가 권고안 제정위원회 위원 17명 중 11명이 갑상선 초음파 검사로 이득을 본 갑상선학회 회원들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

이밖에 이 의원은 "권고안 초안은 이해관계가 있는 의사들이 극도의 왜곡된 시각으로 자료를 선정하고 분석한 것이며, 특히, 결과에 대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자료는 의미를 축소했고, 결론 도출과정에서도 전혀 비논리적이고 왜곡된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또 "8인 의사연대의 양심선언을 존중해야 하고, 제정위원회에 국립보건원·의사연대 소속 의사들·시민단체·소비자단체 등의 대표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박해린 총무이사는 "의사연대측의 말만 듣고 국정감사에서 의사들을 '이득만을 쫓는 집단'으로 몰아부치는 것은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를 잘해서 생존율이 올라간 것은 들여다보지 않고, 그동안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았으니 갑상선 검진을 하지 말자는 것은 지금 당장 검진 비용을 아껴 보험재정을 아껴보자는 단순한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특히 "비전문가인 사람들을 권고안 제정위원회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도대체 의사도 아닌 사람들이 권고안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박 총무이사에 따르면 일시적으로 검진을 하지 않고 보험재정을 아낄 수는 있지만 몇년 후에는 지금보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급증해 더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박 총무이사는 "갑상선암 검진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입장은 아니다"고 분명히 밝힌 뒤 "5mm 미만인 경우에는 지켜보고, 그 이상일 때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도 할 수 있고, 다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므로 비전문가로 구성된 의사연대의 말만 들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갑상선암은 매년 4~5만명이 발생하는데, 이 가운데 98%가 본인이 직접 검진을 통해 갑상선암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이 중 3기 이상인 경우가 30%인 것을 고려하면 조기검진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사례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박 총무이사는 "증상이 있어야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는 영국의 갑상선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은 1년 생존율이 83.4%, 5년 생존율 남자 74.2%, 여자 78.9%인데 우리나라 갑상선환자들의 희생이 이 정도로 많이 나야 정신을 차리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총무이사는 "대학병원 교수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과잉진료를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며 "국민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의사라는 것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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