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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독감백신 공급가 요동칠까?...예측분석

올 시즌 독감백신 공급가 요동칠까?...예측분석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4.08.1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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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이 300만도즈 앞질러...지난 시즌보다 생산량도 늘어
2012~2013년 시즌 대비 백신공급 하락속도 완만할 듯

올 2014~2015년 시즌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량이 수급 예상량보다 300만도즈 정도 더 생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13~2014년 시즌의 경우 공급량과 수요량의 격차가 160만도즈 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올 시즌은 '대풍년'까지는 아니더라도 백신 '소풍년' 은 될 것으로 보인다.

개원가는 지난 시즌보다 백신량이 많이 풀리는 만큼 구매 시기 저울질을 잘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급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인플루엔자 백신의 특성상 시장에 백신이 많이 풀릴 경우 백신 구매자인 개원가는 적정구매 시기를 선택할 경우 낮은 가격에 백신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시즌 백신 공급량은 2013~2014년 시즌보다 최소 150만 도즈에서, 200만도즈 정도 더 풀릴 전망이다. 예상 접종량은 2011~2012년 시즌 1600만도즈를 찍은 이후 소폭 상승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2013~2014년 시즌은 1650만도즈 전후에서 수요량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수요량은 소폭 상승하는데 비해 공급량은 수요량 대비 150만~200만도즈 정도가 더 풀릴 것으로 예상돼 지난 시즌에 비해 올해는 수요자인 의료기관이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백신공급 제약사들은 지난 시즌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다.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A제약사측은 "지난 시즌에 비해 공급량이 200만도즈 더 풀리면서 9월 이후 백신가격 하락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올 시즌 백신 생산량을 지난 시즌 생산량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소폭 늘린 제약사들의 '자체노력(?)'이 있었지만 10여개에 달하는 국내·다국적 제약사들이 백신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오히려 공급량은 지난 시즌보다 10%p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사들은 본격적인 접종시즌 시작을 알리는 9월이 시작된 이후 예상되는 백신 공급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방어에 나서겠다는 각오지만 올 시즌이 경우 시장에 풀린 물량이 많아 지난 시즌에 비해 가격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부터 공동구매가 어려워진 이유 알고 보니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8~2009년 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접종량이 크게 늘어 백신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정부는 제약사들이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독려에 나서고 제약사들도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0~2011년부터 생산량이 꾸준히 늘면서 2011~2012년에는 백신 생산량이 2000만도즈를 찍었다. 당시 접종량이 1500만도즈였던 것을 고려하면 대략 500만도즈가 수요량을 넘어서 시장에 공급됐다.

2012~2013년 시즌은 역대 가장 많은 인플루엔자 백신이 공급되면서 과잉공급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시즌이다. 무려 2200만도즈가 생산되면서 접종량 1500만도즈를 크게 웃도는 700만도즈가 폐기될 상황에 처했다. 대략 수백억원의 국가적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제약사들은 과잉생산된 백신을 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방식을 활용했는데 이 시기에 지역의사회나 개원의협의회와의 단체구매 등이 활발히 체결됐다.

의사회 등과 공동구매를 할 경우 제약사들은 개별 판매에 비해 백신 가격을 낮게 넘겨야 했지만 시장에 풀린 물량이 수요량을 크게 초과하다보니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공동구매에 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2014년은 공급량과 수요량이 불과 160만~200만도즈로 차이를 보인 공급자 우위의 시즌이었다. 이전 시즌인 2012~2013년 700만도즈가 더 풀리면서 급격한 공급가 하락을 막지 못한 제약사들이 2013~2014년 시즌에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공급량을 1800만도즈까지 떨어트렸다.

지난 시즌 유독 개원가에서 공동구매가 힘들어지고 백신가격도 시즌이 끝나도록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이유다.

제약사의 입장에서는 공급량이 적절하다 보니 공동구매와 같이 공급가격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마케팅에 나설 필요가 줄었다. 2012~2013년 시즌의 백신 공급가격 하락을 고려해 구매에 여유를 보였던 일부 개원가가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한 이유다.

시즌 시작 후에도 백신공급가 하락은 완만할 듯

올 시즌은 2012~2013년 시즌보다는 물량이 여유 있지만 그렇다고 2012~2013년 시즌 만큼 대풍년은 아닌 어중간한 공급수요 곡선이 그려질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수요량 대비 공급량이 최소 300만도즈에서 400만도즈 과잉생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접종량 대비 250만도즈에서 300만도즈 정도 더 생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나 제약사들 모두 대략 300만도즈가 더 생산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는 셈이다. 단지 접종량을 넘어서는 300만도즈를 질병관리본부측은 '적정생산량'으로, 제약사들은 '과잉생산'으로 상반되게 보는 시각이 있다.

혹시 모를 백신 품귀현상을 막아야 하는 정부 당국의 경우는 300만도즈의 여유분이 있어야 적정하다는 인식이고 접종하지 못한 백신을 폐기해야 하는 제약사는 '폐기백신=손해'라고 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올 시즌 역시 접종량과 공급량이 적정한 균형을 맞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과 3개월여 동안 1600만명이 1만5000곳의 접종기관에서 일제히 접종받는 인플루엔자 백신의 특성상 전체 생산량의 무려 20%에 달하는 300만도즈 정도의 여유분은 적정공급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1만5000곳의 의료기관이 자신들이 접종할 정확한 백신량을 추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부 의료기관은 백신이 남고 일부는 모자른 상황이 발생하고 보관이 까다로운 백신의 특성상 한번 출고된 백신은 재활용할 수 없다. 남는 백신을 모자란 의료기관에 줄 수도 없다는 말이다.

박영준 질병관리본부 연구관(예방접종관리과)은 올 시즌 백신 시장을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안정적인 수요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4시즌 정도의 수요·공급량을 비교한 결과, 300만도즈의 여유분이 백신의 적정한 수요·공급을 가능하게 만드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물론 안정적인 수요·공급을 해야 하는 정부측의 기대가 어느 정도 섞여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하지만 박 연구관의 전망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 시즌 백신 공급량은 300만도즈 정도의 여유분이 예상되는 안정적인 수요·공급 곡선을 그리되, 백신가격은 시간이 흐르는 데 따라 완만한 가격하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2~2013년과 같은 급격한 가격하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플루엔자 접종 전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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