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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4천 대학병원 의사들 의협 참여 본격시동

1만4천 대학병원 의사들 의협 참여 본격시동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06.1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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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대교수협 춘계세미나서 회비 보류 결의 후속책 논의
최재욱 의협 상근부회장 "개원가 중심 한계 있다" 소통 강조

▲ 12일 열린 전의교협 춘계세미나에는 전국 의대교수 19명이 참석해 토론의 장을 열었다. ⓒ의협신문 이은빈
교수와 임상의를 비롯한 전국 대학병원 의사들이 개원가 중심의 대한의사협회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정식 직역단체로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본격 시동을 걸었다. 

현재 국내에서 의사 면허를 보유한 약 11만 명 중 의대 교수를 비롯한 대학병원 종사자는 전공의를 제외하고도 1만 4000여명을 웃돈다. 전체 개원의가 3만 8000여명인 것을 감안할 때 각 직역간 균형을 고려한 구조 개혁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12일 전북 덕유산리조트 콘체르토홀에서 2014년 춘계세미나를 열어 의대 교수들의 정치적 역할과 의협과의 관계 설정 등의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 최재욱 의협 상근부회장.
이날 교수협의 초청으로 자리를 함께한 최재욱 의협 상근부회장은 그간 의협이 개원의 입장만을 대변해왔다는 지적에 공감을 표하면서 "직역단체간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고 분열한다면 의사협회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최 부회장은 "총 면허자 10만 9000명에서 개원의는 3만 8000명, 전공의가 1만 1000명이고 의대와 대학병원 소속 의사 1만 4000명, 봉직의가 2만 6000명 정도다. 이런 구조를 보더라도 이제 개원가 중심으로는 설득력이 없다"며 "같이 포괄해서 끌어갈 수 있는 큰 컨센서스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비수납률이 하락한 데 따른 재정난으로 외부 지원금을 깎게 된 사정도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불행히도 의협 재정이 굉장히 나빠졌다. 계속 적자가 나서 2년 전부터 불가피하게 의협 전체 사업비를 축소해 예산을 짜고, 외부로 나가는 지원금도 3년간 계속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에는 선거 영향으로 회비수납률이 오를 것"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전국 주요 의대를 비롯한 26개 의대교수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의대교수협은 앞서 4월 총회에서 올해 상반기 의협회비를 내지 않기로 결정해 파장을 일으켰다.

총회에서의 결의 이후 회비 납부 보류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사회를 맡은 지현근 총무(건국의대 교수·건국대병원 흉부외과)는 "의협에 섭섭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직접 듣고, 이해할 것은 이해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고 세미나의 성격을 설명했다.  

"의료현실 먹구름…의협 회비 낼 가치 있어야"

참석한 의대교수들은 한 목소리로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의협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교수협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 단체를 공식 직역협의회로 승격시키는 방안에 대한 내부적 논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서울 모 의대교수는 "의협 안에 전공의협의회도 있고 병원의사협의회, 개원의협의회도 있다. 교수협의회도 그런 큰 단체 중 하나인데 너무 인정을 안 해준다는 생각이 든다"며 "적어도 회원수에 맞게 대우해 주는 게 맞지 않냐"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른 교수는 "교수협 안에서도 아직 직역단체로 들어가야 한다, 아니다 의견 통일이 안 돼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직역단체 추진을 결정하려면 전국 의대교수를 대상으로 전체 투표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교수협은 평교수의 지위와 복지 향상을 위한 단체인 만큼 대한의학회에 배정된 대의원수 중 일정부분을 우리 쪽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 교수는 또 "회원들이 생각할 때 회비를 낼 가치가 있어야 한다. 지금의 의료현실은 너무나 먹구름이 짙다"며 "의사들이 진료하는 노예도 아니고, 그런 문제에 가장 먼저 대처해야 할 단체가 의협인데 자기들끼리 치고받는 모습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세미나가 끝난 후 단체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재욱 부회장은 지난 4월 대의원총회에서 의결된 의협 구조개혁 방침을 소개하며 올해 하반기에 추진되는 정관개정특위에 교수들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 부회장은 "전체 회원을 대변하지 못하는 현재의 대의원 구조를 개정하는 게 특위의 목표"라며 "의대교수들이 논의에 들어가서 참여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얘기해 놓겠다. 의협이 문제가 있고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들어와서 혁신해야지, 바꾸지 않으면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응진 의협 학술이사는 "교수협이 힘을 더 얻기 위해서는 당장 닥친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명확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격의료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특진비 문제 등에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해준다면 단체 위상과 비중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수협은 조만간 임시총회를 열어 의협 회부 납부 관련 최종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다음주 예정된 제38대 의협회장 선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신임회장과 소통을 강화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정훈용 교수협의회장(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은 "단순히 의협 회비를 낼 건지 말 건지는 핵심이 아니다. 의사들 스스로가 어떤 비전을 갖고 노력해야 하고, 그런 관점에서 의협이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궐선거에서 세 후보 모두 대학교수를 화두로 하고 있는 만큼 생각보다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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