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살률 1위 원인은 제대로된 진료 안받기 때문"
"한국 자살률 1위 원인은 제대로된 진료 안받기 때문"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4.1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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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편견·낙인 두려운 우울증 환자들 절반 이상 진료 못받아"
김영훈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비전문가 치료 개입 증상 악화"

▲ 김영훈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인제의대 교수·해운대백병원)이 한국의 자살률이 높은 원인과 해결 방안을 밝히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34개 회원국 자살관련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가 28.4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OECD 평균(11.3명)의 2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연간 자살사망자는 약 1만 4000명이며, 자살시도자는 약 15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영훈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인제의대 교수·해운대백병원)은 OECD 국가 중 9년 연속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주된 원인으로 "제대로 된 진료를 안받기 때문"이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과 환자들이 편견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의대가 실시한 '2013년 자살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살시도의 주된 원인은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이 37.9%로 가장 많았으며, 대인관계 스트레스 31.2%, 경제적 문제 10.1% 등으로 파악됐다. 약 70%가 정신과적 증상이나 스트레스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수는 2008년 47만명에서 2012년 59만명으로 25% 가량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으면서도 정작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만나 진료를 받는 환자는 절반 이하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자들이 진료를 꺼리고 있는 것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과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고 밝힌 김 이사장은 "정신질환자들은 보험가입부터 차별하고, 실손보험 보상범위에서도 모두 제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을 앓고 있음에도 정신건강의학 전문가에게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들이 정신치료와 심리치료 등 임상을 표방하며 치료적인 개입을 하고 있는데 섣불리 잘못된 진단을 붙여 치료하게 되면 병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김 이사장은 중증 정신질환만을 정신질환으로 규정한 정신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경한 우울증으로 보험가입이나 보장 등에 불이익 받는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공감하지만 이렇게 되면 중증정신질환자들은 더 심한 편견에 시달릴 수 있다"며 "다수를 위해 일부를 더 힘들게 하자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신질환자들이 제대로 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올바른 진료환경 조성과 함께 학교폭력·성폭력·알콜 및 인터넷 중독·고령화·치매 등 사회 현안과 제도에 대해 의사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10∼11일 춘계 학술대회에 정신질환에 관한 학술 심포지엄 외에 ▲정신보건 관련 법적 변화와 대응 ▲국가 정신건강기술 개발사업 발전전략 수립 ▲국가 정신보건 거버넌스 발전 등을 비롯한 현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여는가 하면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권 보호와 정신보건법'을 주제로 인권교육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국민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직접 소통하기 위한 정신건강 박람회를 부산 벡스코(4월 4∼5일)·서울 코엑스(4월 12∼13일)·대구 엑스코(4월 25일) 등 3개 지역에서 개최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정신건강 박람회와 공청회는 사회 현안에 정신의학적 문제가 상당히 많은 현실에서 사회와 국민이 학회에 요구하고 있는 사회적 의무와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소통을 통해 함께 변화를 함께 모색해 나가자는 취지"라며 "앞으로 학회내에 국민의 정신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상설위원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치매특별요양등급 의사소견서 교육'도 실시했다.

7월 시행 예정인 치매특별등급제도는 4∼5만 명에 달하는 경증 치매환자에게 주간보호·인지활동형 방문요양·방문간호 등 장기요양보험 급여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 '치매특별요양등급 의사소견서 교육'을 받은 의사는 전문과목에 상관없이 소견서를 발급할 수 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5월부터 전국적으로 의사소견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신경과학회·대한노인의학회 등 관련 학회도 7월 제도 시행 이전에 의사소견서 교육을 진행, 제도 시행에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치매특별등급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소견서 작성 자격을 한의사에게 부여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치매특별등급 소견서 작성 자격에 한의사를 제외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한방대책특위는 "치매진단은 현대의학의 MMSE(Mini-Mental Status Examination)를 비롯한 인지기능검사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인지기능검사와 상관이 없는 한의사에게 치매특별등급 소견서를 쓸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한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김 이사장은 "한의사들이 인지기능검사를 통해 치매를 진단하고 소견서를 작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학회와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에서도 치매등급 소견서 발급 대상에서 한의사를 제외해 달라는 공문을 보건당국에 보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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