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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바뀐 고혈압 진료지침 무엇이 담겼나

10년만에 바뀐 고혈압 진료지침 무엇이 담겼나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3.11.0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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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서 지침 대공개...일차약제 폭넓게 허용

▲ 대한고혈압학회 김문재 회장·김종진 이사장(왼쪽부터)이 2013 고혈압 진료지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은빈
고혈압 치료에서 일차약제를 선택할 때 ACE억제제와 베타차단제, 칼슘차단제 등 5가지 약제를 제한없이 쓸 수 있도록 한 진료지침이 새로 나왔다.

기존에는 만55세를 기준으로 우선 적용해야 할 약제를 지정했지만, 특정 약제의 우월성을 인정하지 않고 환자 특성을 고려해 의사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부여한 점이 특징이다.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위원회는 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3년간의 산고 끝에 도출한 2013 고혈압학회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2004년 고혈압 진료지침 제정 이후 10년만이다.

김종진 이사장(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은 "최근 10년 동안 고혈압의 인지율 등 주요지표가 괄목할 만하게 개선됐지만, 40%에 이르는 조절률은 앞으로도 개선이 필요한 국가적 과제"라며 "그간 학문적 변화를 수용해 새로이 보완한 진료지침이 절실했다"고 제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공개된 요약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지침에서 일반적인 고혈압 치료 기준은 140/90mmHg으로, 130/80mmHg까지 치료할 수 있도록 한 과거에 비해 치료 시기를 다소 늦췄다.

또 최근 발표된 유럽고혈압학회/유럽심장학회의 고혈압 지침을 토대로 심혈관 위험도에 따른 치료방침 표를 삽입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표 참조].

         혈압(mmHg)
위험도
2기 고혈압전단계
(130~139/85~89)
1기 고혈압
(140~159/90~99)
2기 고혈압
(>-160/100)
위험인자 0개
생활요법
생활요법* 또는
약물치료
생활요법 또는
약물치료**
당뇨병 이외의 위험인자 1~2개
생활요법
생활요법* 또는
약물치료
생활요법과
약물치료
위험인자 3개 이상,
무증상장기손상
생활요법
생활요법과
약물치료
생활요법과
약물치료
당뇨병, 심혈관질환,
만성콩팥병
생활요법 또는
약물치료
생활요법과
약물치료
생활요법과
약물치료

 
당뇨병 이외의 위험인자 1~2개인 1기 고혈압 환자에서 생활요법의 기간은 수주에서 3개월 이내에 실시하며, 위험인자가 0개인 2기 고혈압환자와 당뇨병 이외 위험인자 1~2개를 갖고 있는 1기 고혈압 환자에게는 혈압의 높이를 고려해 즉시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표에서 빨강으로 표시된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는 생활요법과 동시에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주황으로 표시된 환자군은 중위험군, 노랑 영역은 저위험군, 녹색 영역은 기저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질환별로 목표혈압을 선별한 대목도 눈에 띈다.

가령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은 140/85mmHg 미만으로, 노인고혈압은 확장기혈압을 60mmHg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수축기혈압을 140~150mmHg으로 유지토록 했다. 만성콩팥병을 동반한 고혈압은 당뇨병과 무관하게 수축기혈압을 140~150mmHg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이 같은 지침은 학회가 고혈압 진료를 시작하는 의사들이 환자에게 보다 쉽게 접근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해 임상적 판단을 내리는 의사의 판단에는 우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문재 회장(인하대병원 신장내과)은 "아무리 좋은 진료지침도 대다수 고혈압 전문가의 총의보다 우선할 수 없다"면서 "환자에 따라 개별화된 의사의 판단에 반대하는 강제적 기준의 근거로서 획일화된 임상적 판단을 강요하는 것은 이 지침의 작성 목적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고혈압 진료지침 세션에 참석한 지정패널들. 왼쪽부터 박혜경(질병관리본부)·김수영(한림의대)·이규덕(건강보험심사평가원)·김영숙(의협신문 편집국장)·Zhaosu Wu(중국고혈압학회장)·Hermann Haller(독일). 
 
토론에 초청된 각계 참석자들은 학회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탄생한 새 진료지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한국형 데이터 산출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주문했다.
 
이규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위원은 "10년만에 나와서 좀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과물을 보니 많은 노력을 하신 것 같다"면서 "향후 4년마다 업데이트 한다고 하는데, 유럽이 아닌 우리 데이터를 갖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장은 "3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며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데이터를 만들기 어려운 여건에서 미국, 유럽 등의 수용개작을 하고 있는데, 향후 과제가 지속 연계될 수 있도록 정부 예산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의협신문 편집국장은 "일반적인 시각에서 120/80mmHg를 '정상'이라고 정의한 것은 현장에서 혼란을 줄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120/80은 외국 지침에서 옵티말이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최적의 이상적인 혈압을 의미하며, 이런 용어 때문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2004년 하나의 고혈압 전 단계를 1과 2로 세분한 것은 너무 전문성을 강조한 느낌이 있고 어렵다. 유럽처럼  정상과 높은 정상이라는 의미를 담을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향후 학회간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정의학회에서 제정하는 심뇌혈관 예방 가이드라인에도 고혈압학회의 진료지침이 반영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1~2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오는 2016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고혈압학술대회(ISH)를 앞두고 두 학회간 합동 심포지엄 형태로 다양한 맥박수와 맥파 중요성, 항혈소판제 사용시 유념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한 토론의 장이 열렸다.
 
2일 늦은 오후 마련된 '제1회 개원의와 전공의를 위한 고혈압 집중교육 프로그램'은 고혈압 전반에 대한 실제적인 교육으로 호응을 얻었다. 학회는 빠른 시일 안에 고혈압 진료지침 요약본을 수정·보완한 지침을 공표하고, 올해 말까지 최종본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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