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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기반한 세미나에 한의학이 웬말이냐"

"과학에 기반한 세미나에 한의학이 웬말이냐"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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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전의총, 부산경남중독연구회 세미나장서 피켓 항의
"한의계 의학침범 악용될 수 있어" 주최측 '재발방지' 약속

▲ 김지완·추무진 의협 정책이사와 강대식 전국의사총연합 공동대표가 25일 부산 아르피나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부산경남중독연구회·한국중독정신의학회 공동 주최 세미나 행사장 입구에서 한의학 강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피켓을 들고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왼쪽부터)ⓒ의협신문 송성철

"과학에 기반한 세미나에 한의학이 웬말이냐!"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은 25일 부산 아르피나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부산경남중독연구회·한국중독정신의학회 공동 주최 세미나 행사장 입구에서 "한의사 초청 강연이 한의계의 의학 침범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피켓을 들고 항의의 뜻을 전했다.

'과학에 기반한 세미나에 한의학이 웬말이냐'는 피켓을 든 채 항의의 뜻을 전달한 대한의사협회 추무진·김지완 정책이사와 강대식 전의총 공동대표는 "한의사들이 초음파·CT 등을 비롯한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한의약 단독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사 초청강의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중독의 한의학적 관점'을 주제로 열린 ▲신경생물학적 측면과 침술 ▲한의학적 임상접근 등 두 강연. 주최측은 두 강연의 연자로 현직 한의대 교수(1명 약사)를 초청했다.
 
추무진 의협 정책이사는 "과거에 의대 교수들이 한의대에서 강의를 해 주고 돌아온 것은 '우리(한의사)도 배웠으니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한방시술로 인해 국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정책이사는 "근거와 과학중심의 의학 세미나에 한의학 강의 시간을 마련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대식 전의총 공동대표는 "한방약침을 비롯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시술을 내세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말기암을 완치해 주겠다며 환자를 현혹하고 있는 마당에 한방 시술 강의를 한다는 것에 대해 의료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사안은 결코 양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세미나 주최 측은 "이미 1년 반 전에 세미나 프로그램을 확정했고, 6년 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강연을 한 적 있다"며 "이번 세미나에는 의사 회원 뿐 아니라 사회복지사, 간호사, 임상심리사 상당수가 사전등록을 했기 때문에 강연 자체를 취소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 관계자는 "의협의 방침이 한의대와 한의사 대상 연수강좌 강의 금지였기 때문에 미리 의학 세미나에 한의사 강의를 하지 못하도록 한 방침이 있었다면 당연히 지켰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한의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세미나 주최 측은 연수평점을 당초 5점에서 4점으로 1점 취소한다는 의협의 연수평점 취소통보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공지했다.

세미나 관계자는 "의료계에서 피켓 항의를 하는 것이 다른 직역 참석자들에게 안 좋은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겠냐"며 "강의내용에는 중독치료에 침술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들어있다"면서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한의계가 현대의료기기를 한의사도 사용해야 한다며 면허권을 부정하는가 하면 초음파 사용을 비롯한 불법행위가 잇따르면서 불거지고 있는 근본적인 면허 논쟁의 파고를 넘지는 못했다.

한의계는 온라인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한방의료행위의 문제점을 지적한 의료계 인사들을 잇따라 고소·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전을 펼치고 있다. 한의계는 한의약의 독립적인 발전을 위해 28억원의 한의학육성발전위원회비를 모금하는등 든든한 재원도 확보한 상태다.

한의협은 영문 명칭을 의협의 영문 명칭(Korean Medical Association, KMA)과 순서만 뒤바꾼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AKOM)'으로 변경한데 이어, 대법원 최종판결까지 받아내 명칭 사용을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한의협은 "한의학의 이미지 및 위상 제고를 위해 새롭게 변경된 협회 영문명칭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홍보해 나가겠다"면서 한의학과 관련이 있는 영문명칭도 ▲한의학: Korean Medicine(KM) ▲한의사: Korean Medicine Doctor M.D.(KMD) 또는 Doctor of Korean Medicine M.D.(DKM) ▲한의원: Korean Medicine Clinic ▲한의과대학: University(College) of Korean  Medicine 등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의협은 한방대책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공세를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의협은 지난 4월 개최된 제65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의과대학 교수의 한의대 출강금지와 한의사 대상 연수강좌 금지를 의결했다. 의협은 이후 전국 41개 의과대학 및 전문학회에 공문을 발송, 직역별 의료행위에 맞는 의학 및 한의학 교육과정이 정립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 세미나장 입구에 의사 연수평점을 5점에서 4점으로 조정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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