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조건 받는 대신 수가 올려준다는 건 "편법적 협상"
80%가 한목소리…2% 인상 터무니 없고 협상과정 '불공정'
건강보험수가 협상 결렬
의사 10명 가운데 8명은 대한의사협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2011년도 수가협상을 거부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수가인상률이 터무니 없이 낮을 뿐더러, 부대조건을 받아 들이는 대신 수가를 올려준다는 편법적인 협상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앞서 의협과 공단은 지난 10월 내년도 수가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2000년 수가계약제 도입 이후 의협과 공단이 수가협상에 성공한 것은 2005년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수가협상에서는 건강보험재정의 악화와 더불어 지난해 수가인상의 부대조건으로 합의한 약제비 절감운동의 실패 등으로 악재가 많았다.
공단은 의협과의 최종 협상에서 약제비 절감실패에 따른 패널티를 반영, 2%의 수가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약제비 절감 노력 지속·예측가능한 지불제도 개선 등의 부대합의를 요구했으며 의협은 최종적으로 이를 거부했다.
의협이 공단과의 수가협상을 거부한데 대해 회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81.1%가 '거부하길 잘했다'는 답을 내놨다.
응답자의 47.6%는 '공단이 의협에 최종적으로 제시한 수가인상률이 터무니 없이 낮기 때문에 협상을 거부한 것이 마땅하다'고 응답했으며, 33.5%는 '부대조건을 받는 대신 수가를 올려준다는 방식에 동의할 수 없으므로 거부하길 잘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약제비 절감에 따른 패널티 등을 고려할 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수가결정권한이 넘어가기 이전에 공단과 수가협상을 마무리했어야 한다는 의견은 8.1%에 그쳤다.
응답자 가운데 5.2%는 '부대조건은 거부하되 그 때문에 수가인상률이 2%보다 낮아졌더라도 협상을 체결했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2.9%는 '약제비 절감 실패에 따른 패널티 등으로 불리한 상황이므로 부대조건을 받더라도 무조건 수가협상을 체결했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직역별로는 수가협상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개원의에서 상대적으로 협상거부를 지지한다(82.7%)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으며 봉직의(82.4%)·공보의(84.3%)에서도 수가협상을 거부한데 찬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와 70대 이상에서 거부 결정을 지지한다는 의견이 94.7%와 95%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