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3:15 (토)
'그냥 놔둬도' 수험생 100명 중 1명 의대생…더 늘리면?

'그냥 놔둬도' 수험생 100명 중 1명 의대생…더 늘리면?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11.12 17:30
  • 댓글 1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의연, 국가통계 분석 "인구 당 전문의 수 매년 증가"
'필수의료·노령화 대비' 의대 증원 주장 "다 틀렸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아무것도 안 해도' 수험생 100명 중 1명 이상은 의대생이 되는 상황. 여기서 정원을 더 늘리면 '의사 과잉', '의료 공급 과잉'을 앞당길뿐이란 의료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 신생아 수는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며 2020년부터는 20만명 대를 유지 중이다. 현재 전국 의대 정원인 3058명을 유지만해도 수험생 100명 중 1명 이상이 의대생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윤용선 바른의료연구소장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1000명당 12명의 의대생이 나온다. 여기서 의대 정원을 1000명 더 늘린다면, 50명당 1명 이상이 의사가 된다"라며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의료의 해법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의료 공급 과잉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른의료연구소(이하 바의연)는 10년간 대한민국 인구당 전문의 수 변화 추이를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필수의료 위기'를 이야기하려면 전체 의사 수가 아닌, 필수의료과의 전문의 수가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짚어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한민국 인구는 2010년 4955만 여명에서 2020년 5183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10년간 4.6%의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전문의는 2010년 7만 3428명에서 2020년 10만 3379명으로 40.8%의 증가율을 보였다.

인구 10만명당 전문의 수 집계에서는 2010년 148.18명에서 2020년 199.43명으로 인구 10만명당 전문의 수가 3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의료과로 불리는 내과 46.3%, 외과 13.2%, 흉부외과 14.1%, 산부인과 8.3%, 소아청소년과 26.8%, 응급의학과 145.4% 등 모두 인구 증가율을 상회하는 전문의 증가율을 보여줬다.

10년 전에 비해 전문의 수는 인구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얘기다. 실제 우리나라는 전체 의사 중 전문의 비중이 83% 이상일 정도로 전문의 배출이 많은 국가에 속한다. 하지만 10여 년 전에는 언급되지 않았던 필수의료 분야 위기가 지금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을까.

윤용선 바른의료연구소장(가운데), 김성원 바른의료연구소 고문(왼쪽) ⓒ의협신문
윤용선 바른의료연구소장(가운데), 김성원 바른의료연구소 고문(왼쪽) ⓒ의협신문

바의연은 "배출된 상당수의 전문의들이 필수의료를 공급하는 업무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결국 전문의들의 이탈이 현재 필수의료 분야 위기의 주 원인"이라고 봤다.

15세 미만 인구 변화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 변화 및 65세 이상 인구 변화와 전문의 수 변화에 대한 하위 분석도 이었다. 최근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이야기 하면서 언급되는 '고령화 사회',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에 대한 반박 자료를 마련한 것이다.

15세 미만 인구 수는 10년 동안 21.0%가 감소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32.7%가 증가했다. 15세 미만 인구 10만명당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는 무려 67.9%나 증가했다.

연구소는 "소청과의 위기와 오픈런 사태는 전문의 수가 부족해서가 아닌 저출산, 저수가에 의한 낮은 수익성, 이대목동사건으로 대표되는 진료의 법적 부담 증가가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부담감은 전공의 지원율 감소로 이어졌고, 수련병원 교수·전문의들의 과도한 업무량 증가로 다시 이어졌으며 이로 인한 인력 이탈과 인프라 붕괴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윤용선 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아동병원의 줄폐업, 출퇴근 시간에 환자가 몰리는 소청과 외래 진료의 특수성, 일부 보호자들의 과도한 갑질 등이 겹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10년간 65세 이상 인구 수 증가율 대비 전문의 수 증가율은 낮았다. 65세 이상 인구 수는 51.9%가 증가, 전문의 수 증가율은 40.8%였다. 65세 이상 인구 10만명 당 전문의수 역시 7.3%가 감소했다.

반면 정작 노인성 질환과 관련이 높은 진료과인 내과(0.8%, 마취통증의학과(0.3%), 재활의학과(25.9%), 신경과(9.7%) 등의 전문의 수는 증가했다.

연구소는 "현재 노인성 질환 관련 의료 이용에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의료 과잉 공급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문과의 고령자 인구 대비 전문의 수 감소를 문제로 짚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필수의료 분야의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의사들의 기피·이탈 원인인 처우와 법률적 부담 증가를 해야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연구소는 "인구 고령화를 대비하기 위해선 폭증하게 될 의료비를 효과적으로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 공급 방안 마련과 의사 수 감축을 통한 의료 과잉 공급의 억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