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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6 17:49 (금)
2년 동안 자궁내막암 놓친 초음파 한의사 무죄?

2년 동안 자궁내막암 놓친 초음파 한의사 무죄?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2.12.2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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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의사회 "초음파 68회 하고도 병 키우고 치료시기 놓쳐"
"의료체계 혼란 야기...한의사 초음파 사용 국민건강 심각한 위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행위에 22일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내렸다. 대법원이 초음파기기가 '제2의 청진기'로 여겨질 정도로 대중화됐다는 것 등을 근거로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자, 대한정형외과의사회가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사건의 본말은 이렇다.

자궁내막증 환자가 2년 동안 한의원에서 초음파 진단과 한방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나아지질 않자, 타 산부인과를 방문해 초음파검사를 한 뒤 '자궁에 덩어리가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어 종합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자궁내막암 2기를 확진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한의사가 초음파기기를 진단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기 특성 및 사용에 필요한 배경지식 수준이 어떤지 △통상 이상의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수 있는지 △한의학적 의료행위 원리를 적용하는 위반 여부가 명백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사회 통념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적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정형외과의사회는 "해당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행위를 무려 68회나 하고도 자궁내막암이 진행되는 것도 알지 못했던 탓에, 환자는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쳤다. 이것이 어째서 분명하게 위해가 가해진 것이 아닌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환자를 2년간 고생시키고 증상마저 악화된 것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초음파기기를 이용해 환자를 붙잡아 두고 사실상 병을 키운 한의사여야 한다. 환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온당 책임을 지고 법적 처벌을 달게 받으며, 환자가 입은 피해를 최선을 다해 보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과대학에도 초음파 과목이 개설돼 있으므로 한의사도 초음파기기를 사용할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피고 한의사의 주장에도 반박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한의과대학 커리큘럼에 해부학적 부위의 초음파 특성과 질병에 따른 초음파 소견, 병의 진행에 따른 모양과 이에 따른 타 질병의 감별진단 등을 배우고 있는가? 화면 속 초음파 영상이 해부학적 표현 외에 어떤 고유의 한방원리로 표현되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렇다면 스스로 한의학을 부정하고 의과 따라하기를 인정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형외과는 초음파를 적극 이용하고 있는 분과로, 초음파를 이용한 각종 술기능력이 뛰어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정형외과전문의들은 타과 영역의 병명에는 초음파를 이용하지 않는다"며 산부인과 영역인 자궁을 초음파로 살펴본 한의사의 행위를 비판했다.

이어 "이는 고도로 전문화된 해부학적 지식이 있는 그 과 전문의만의 초음파 진단과 해석 능력이 있음을 알고 존중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전문 진료 영역을 담당하는 전문의의 판단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해당 과에 맡기는 것이 궁극적으로 환자의 건강을 위하는 것임을 당연하게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의료가 이원화된 대한민국에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의료행위는 커다란 혼란과 논란, 다툼을 야기한다"며 "환자의 병을 진단하는 데 간단한 의료기기는 없다. 초음파 진단기기는 의사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해부학적 진단기기로, 어군 탐지나 지각 탐사 등 누구나 이용가능한 초음파와는 근본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한의사들이 의과 의료기기 사용 등 면허범위를 넘어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속적으로 시도한다면, 이를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는 불법 의료행위로 간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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